김형오 "여야, 임무 방기" 예산심의 촉구

세종시·4대강 논란으로 여야 대립이 격화되면서 내년도 예산안 처리가 묘연한 가운데 김형오 국회의장은 내년도 예산심의를 촉구하고 나섰다.

김 의장은 30일 국회에서 열린 기관장 회의에서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인 2일이 도래하고 있음에도 예결특위가 가동조차 안 되는 것은 국민에게 무슨 말로 변명할 수 없는 국회의 임무 방기"라며 여야 모두 싸잡아 질타했다.

그는 "역대 예산안 처리 과정을 살펴보니 상임위에서 예결특위로 예산안이 가장 늦게 넘어간 사례가 2001년 11월30일로, (여야가)오늘을 넘길 경우 이 기록을 깨는 것"이라며 "현재 국회내에서 일하는 곳은 예산안 심사를 지원하는 사무처와 예산정책처, 입법조사처, 국회의원 보좌관 뿐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정기국회에서 가장 중요한 사안은 예산안 심사"라고 강조한 뒤 "정기국회 때마다 정치적 사안이 걸리지 않은 해는 없었고 올해는 세종시와 4대강이 있지만 이 정도 사안은 해마다 있었다"고 거듭 예산심의를 촉구했다.

김 의장은 최근 친일반민족행위진상조사규명위의 친일인사 명단 발표에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이제 과거를 갖고 발목을 잡는 행태는 그만둬야 한다"며 "과거와 전쟁은 끝을 내고 세계적 전쟁 속에 미래를 향해 달려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베트남 사례를 언급하며 "베트남은 과거사가 얽히고 설켜 있고, 중국도 왜 과거사가 없었겠느냐"면서 "하지만 두 나라는 무서운 속도로 미래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