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경제통'으로 꼽히는 이한구 의원은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수정론'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한 세종시 수정으로 인한 예산 추가 투입도 회의적으로 내다봤다.
이한구 의원은 5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세종시 수정으로 예산 추가 배정)그 방식은 절대 안된다"며 "재원이 더 들어가는 것 뿐 아니라 원칙에 관계되는 문제여서 다른 분야에까지 잘못 확산되면 큰 일"이라고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세종시가 행정 비효율이 문제라고 해서 다른 원칙에 따라 결정돼야 할 글로벌과학비즈니스 벨트를 (옮겨)붙여준다든지 또 서울에 있는 멀쩡한 대학교에다 엄청난 재원 지원을 해서 옮기도록 한다는 식으로 결정하기 시작하면 다른 지방도시, 혁신도시도 똑같이 해 줘야 한다"며 "재원이 계속 백업(지원)이 될 수 있느냐를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효율성 문제로 세종시에 대한 추가 재정투입이 이뤄질 경우 세종시 외의 혁신도시에 대한 재정지원의 형평성이 어긋난다는 것. 또한 내년도 재정적자가 예상되는 가운데 세종시를 비롯해 혁신도시에 재정을 지원할 형편도 되지 않는 만큼 세종시 문제는 원칙적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게 이 의원의 설명이다.
이 의원은 "세종시가 행정비효율이 문제라면 그것 자체만 갖고 따져야 한다"면서 "그런데 여건이 돼 있는지, 안 돼 있는지 확인도 안하고 거기에 돈만 집어넣으면 되는 것처럼 그렇게 해놓으면 그 사업은 성공할 수 없다"고 세종시 수정 추진을 비판했다.
그는 또 "모든 국책사업은 하나하나가 제대로 효과가 있을 것인지, 또 추진하는 과정에서 준비가 잘 돼 있느냐 등을 따져봐야 한다"며 "그래서 어디가 가장 적합한가를 결정해야 되는데 이런 식으로 하면 안된다"고 정부를 질타했다.
이 의원은 국회예산정책처가 정부 예산안을 4조원 줄여야 한다는 의견을 제출한데 대해 "일단 굉장히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내년도 재정 악화 가능성을 높게 내다봤다.
그는 "내년도 세수는 금년도 경기를 반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부가 제시한 것보다는 세입 숫자가 낮아질 것"이라면서 "우리의 경제체질 개선이 별로 안 돼 있고 세계경제가 위기 극복 뒤에도 2~3년간 별로 성장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기 때문에 중기 경제성장률을 정부처럼 높게 잡아서는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경제위기가 오기 전에 세계경제가 버블이 있었는데 일이 터진 과정에서 또 각국이 거품을 만들어냈다"며 "결국 위기가 극복된 뒤에 언젠가는 정리해야 될 거품이기 때문에 정리하는 기간 중에는 경제성장률이 폭발적으로 늘 수 없어 경제위기가 끝나도 노무현 정권 때처럼 경제성장률이 높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민철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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