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C&C의 공모가가 3만원으로 결정됐다. 액면분할을 감안해도 지난 해 제시한 11만~13만원대의 공모가 밴드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낮아진 가격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관 수요예측 결과 SK C&C의 공모가가 3만원으로 최종 결정됐다. 희망 공모가 밴드인 2만8천~3만2천원 사이에 안착했다.
눈높이를 한껏 낮춘 탓에 지난 해와 같은 '공모가의 저주'는 없었다.
SK C&C는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해 SK 그룹의 지주사 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해 지난해 7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했다. 당시 공모 희망가는 11만5천원~13만2천원으로, 공모를 통해 모일 자금 규모만 1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공모였다.
높은 가격에 기관들의 볼멘소리가 줄을 이었다. 당시 증시가 1800선에서 고점을 찍고 1600대 초반으로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너무 높은 가격대라는 지적이 나왔다.
결국 기관 수요예측을 통해 10만원 초반대의 공모가가 나오자, SK C&C는 공모를 철회했다. 당시만 해도 지주사 전환기한인 2009년 6월까지는 여유가 많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금융위기로 인한 증시 불안이 이어지며 상장이 여의치 않자, SK그룹은 지난 6월 공정거래위원회에 지주회사 전환을 2년간 유예해 달라고 신청했다. 거래소에 SK C&C의 재상장 심사도 요청했다.
결국 공정위로부터 2년 유예를 승인받았지만, 한 번 철회했던 배경이 있는 SK그룹으로서는 SK C&C의 상장에 여유를 부릴 수 없게 됐다. SK C&C가 시장 눈높이에 맞춰 희망가격 밴드를 제시할 수 밖에 없었던 배경이다.
SK C&C가 이번 공모를 앞두고 제시한 희망가격에 대해서는 증권가에서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KTB투자증권 최찬석 연구원은 "공모 희망가는 2008년말 기준 PER 9.1~10.4배 수준으로, 업계 3위의 위상과 그룹의 실질적인 지주사라는 점을 고려하면 납득할 만한 밸류에이션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지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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