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용 소프트웨어(SW) 업계에 가격파괴 바람이 불고 있다.
10월 한글과컴퓨터, 마이크로소프트(MS), 시만텍 등 주요 SW업체가 잇따라 신제품을 내놓으며, 이전 가격의 절반 이상 할인된 가격으로 개인 소비자 공략에 나선 것.
최근 개인용SW 시장에서 업체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차별화 요소로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가 하면, 주머니가 가벼운 대학생을 위한 별도의 프로모션도 쏟아지고 있다.
◆국내외 업체 앞다퉈 가격 낮춰
한글과컴퓨터는 오는 9일 한글날에 맞춰 출시하는 '한글과컴퓨터 오피스 2007 홈 에디션'을 3만6천원의 파격가에 판매한다. 정가 27만원의 제품을 1/7 가격대로 확 낮춘 것.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 그간 불법복제로 인해 포기하다시피 한 개인용 시장을 살리겠다는 각오다.
한컴 오피스 2007 홈 에디션은 기존 정품 오피스와 기능은 동일하며, 차기 버전 오피스로의 무상 업그레이드가 지원된다.
이밖에 지난 98년 발표한 한글 815 제품을 구매한 고객이 온·오프라인 이벤트에 참여할 경우, 신제품을 무상 제공할 방침이다.
김영익 한컴 대표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독식하고 있는 오피스 SW 시장에서 국산 오피스의 위상을 높이겠다"며 "지난 98년 단돈 1만원에 한글 815 특별판을 판매했을 때 반응이 뜨거웠던 것처럼, 이번 행사도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22일 차기 운영체제(OS)인 '윈도7' 출시를 앞두고 있는 한국마이크로소프트(한국MS)는 가격을 대폭 낮춰 대학가 시장을 공략한다.
기존 윈도XP나 비스타 정품을 사용중인 대학생에 한해 '윈도7 홈 프리미엄 에디션'을 정상 업그레이드 가격의 4분의 1 수준에 제공할 계획인 것. 가격은 해외에서 판매되는 29.99 달러와 유사한 수준일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MS 비즈니스 마케팅 본부 장홍국 상무는 "윈도7 홍보차 마련된 캠페인"이라며 "이번 행사가 대학가에 만연한 불법복제를 줄이고, 정품SW 사용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불법복제 만연한 개인 시장 '변화'일까
글로벌 보안업체 시만텍도 가격 파괴 바람에 동참했다. 글로벌 최저가에 가까운 가격으로 개인 사용자용 안티 바이러스 제품인 '노턴2010'을 국내 선보인 것.
국내 무료 백신 바람에도 고가격 정책을 꾸준히 유지해왔던 시만텍으로서는 파격적인 행보가 아닐 수 없다.
시만텍코리아는 노턴 안티바이러스 2010을 1만5천원(부가세 별도)에, 노턴 인터넷 시큐리티 2010을 2만5천원에 판매한다고 지난 달 29일 발표했다. 동일 제품이 미국에서 각각 39.99달러, 69.99달러에 팔리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저렴한 가격이다.
오는 5일부터 오픈마켓인 옥션, 11번가에서 판매를 시작하며, 12일부터는 자사 온라인 스토어를 통해 본격적으로 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송한진 시만텍코리아 컨슈머 제품사업부 차장은 "가격을 대폭 낮추고, 리테일 영업을 강화해 국내 사용자 저변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한시적인 가격정책이 아니며, 글로벌 본사 방침에 따라 당분간 이 가격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SW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부가 지적재산권 보호에 관심을 갖고 있는 데다, 개인용 SW 시장의 가능성을 염두한 업체들이 앞다퉈 가격을 낮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SW=공짜'라는 인식이 팽배한 개인용 시장에서 얼마나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 지는 두고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소정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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