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28일로 예정된 재보선을 2달 보름 남짓 앞두고 여야는 벌써부터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며 재보선 지역구 민심 잡기에 나섰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양 측은 11일 공교롭게도 동시에 10월 재선거 지역구인 강릉이 속해 있는 강원지역을 방문해 각각 '지역경제 살리기'와 '미디어법 무효화 장외투쟁'을 벌인다.
한나라당은 '지역경제 살리기' 행보의 일환으로 이날 오후 춘천 강원도청과 동계올림픽 유치 준비가 한창인 평창을 방문해 정책간담회를 열고 지역 현안과 관련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민주당도 이날 원주시청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뒤 원주 카톨릭센터를 방문해 시멘트공장 주변 주민피해대책을 두고 민생간담회를 연다. 이어 중앙시장 앞에서 '언론악법 원천무효' 거리 홍보 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다.
여야는 모두 사전 선거운동 의혹을 의식한 듯 나름대로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오는 10월 재보선을 앞둔 사전 포석의 성격이 적잖게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10월 재보선의 승패가 향후 국정주도권 향방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라는 점을 여야 모두 알고 있기 때문이다.
여야는 이 같은 재보선의 중요성을 감안한 듯 이날 상대방을 매섭게 공격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미디어법 반대를 빌미로 국민을 선동하고 있다면서 민생정치로 돌아와 줄 것을 요구했다.
한나라당 김성조 정책위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강원지역 주민들이 관광객 유치를 위해 바쁘게 일하는데 그 먼 곳까지 찾아가 희망이 아닌 거짓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은 한나라당과 함께 민생 챙기기에 나서야 한다"며 "거짓으로 국민을 선동하고 호도하는 행위를 중지하고 진정한 중산층 서민을 위해주기 바란다"고 충고했다.
반면, 민주당은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가 10월 재보선 지역구인 양산 출마 여부를 이명박 대통령과 독대해 논의할 것이라는 언론보도를 들며 '밀실공천'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이날 열린 '언론악법 원천무효 및 민생회복 투쟁위원회' 3차 회의에서 "지금 여권에서 재보선 공천과 관련해 일어나는 일을 보면 정당정치를 10년 후퇴시키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여당은 대통령의 눈치만 봐선 안 되며 국민의 눈치를 보는 것이 본령"이라고 박 전 대표의 공천 관련 당청회동을 염두에 둔 듯한 말을 했다.
이어 "대통령이 정당정치에 관여하는 것은 구태정치의 전형이고 이 대통령은 지금까지 여당을 자신의 수족처럼 생각하는 것 같은데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며 "정당정치의 근본을 부정하는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정치행태가 근본적으로 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정일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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