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수십만 마리의 닭과 오리를 폐사하게 만드는 조류독감과 올 들어 발생해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신종플루 등 전염병의 공포가 어느 때 보다 무섭다. 이를 IT로 차단하는 길이 열렸다.
9일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디지털 가축방역체계를 구축해 가축들의 전염병을 철저히 차단하고, 정밀하게 관리-감독할 수 있는 체계 확립에 본격 나선다고 밝혔다.
그동안 국내 축산농가들은 재정적인 어려움과 낙후된 축생환경으로 인해 가축들의 질병 발생에 그저 손을 놓고 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어떤 전염병이 돌지 예측하고 예방하기는 커녕, 전염병이 돌기 시작한 후에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해 자식같이 키운 가축들을 폐사시키기 일쑤였던 것.
실제 지난 해 4월 전국 19개 시·군·구에서 총 33건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가 발생해 수십만마리의 닭과 오리가 폐사했다.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살처분 보상금, 수매자금, 입식 및 경영 안정자금, 종계도태·종란폐기 보상금 등으로 3천7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검역원 측은 "막대한 가축질병관리 비용 절감을 위해서라도 '예방'에 초점이 맞춰진 방역시스템 구축이 절실했다"고 설명한다.
특히 사람한테까지 감염되는 조류인플루엔자나 신종인플루엔자 등을 미연에 방지하고 전국적인 확산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가축방역 기관의 업무기능을 명확히 정의해 국가방역을 일원화 해야 한다는 것이 검역원 측의 설명이다.
이에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총 예산 38억여원을 투입해 '디지털 가축방역체계' 구축 작업에 돌입했다.
사업을 주관하는 한국정보화진흥원 측은 "현재 여러 시스템에 흩어져 있는 국내 축산 관련 업무와 정보 등을 단일 시스템으로 통합 및 연계해 방역 관련 업무를 보다 신속하고 폭넓게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업은 ▲가축질병 예방·예찰 및 가축이동관리시스템 구축 ▲과학적 모형기반의 가축질병 대응 시뮬레이션시스템 구축 ▲통합 운영을 위한 공통 서비스 구축 ▲가축방역 공통 DB 구축 ▲유관시스템 연계 기반 구축(농림수산식품부, 기상청 등 6개 기관) 등의 영역으로 진행된다.
분리발주 의무화에 따라 이번 사업은 개발툴, 데이터 및 WAS 연계, GIS, 보안 등의 부분으로 나뉘어 발주됐으며, 각각의 사업자를 선정하는 단계를 거치고 있다.
검역원 측은 이번 방역체계 구축을 통해 농가방역 비용으로만 연간 69억3천400만원 가량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전염병의 가장 큰 관건인 초동대처 시간 역시 정보화로 인한 효율성 증대로 과거 평균12일 가량 걸렸던 초기 대응 기간을 5일 이내로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물론 각 부처별 정보 공유를 통한 방역행정업무 효율성 향상 및 예산 절감도 부가적으로 기대되는 효과다.
검역원 측은 "무역 확대 및 해외여행 일반화로, 조류인플루엔자나 신종플루 등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국가 차원의 디지털 방역체계 구축은 국가 재난을 대비하는 의미도 있다"고 평가했다.
강은성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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