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 불법복제만 줄여도 산업 경쟁력은 절로 생긴다."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회장 김영만, 이하 SPC)가 29일 여의도 안철수연구소에서 개최한 '저작권 보호를 위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간담회'에서 SW저작권에 대한 정부의 관심을 촉구하는 SW업계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번 간담회에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참석, SW 저작권 보호 방안에 관한 논의가 진행됐다.
이날 참석한 SW업체 사장들은 "드라마, 영화, 게임 등의 분야는 정부가 콘텐츠 강국을 앞세우며, 저작권 보호에 관심을 가져왔지만, SW분야는 늘 소외돼왔다"며 "정부가 솔선수범해 SW 불법복제를 줄이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성토했다.
김영만 SPC 회장은 "세계 100대 SW기업 중 국내 업체는 단 한 군데도 없다"며 "마이크로소프트(MS) 같은 글로벌SW 업체가 나오지 못하는 것은 SW에 대한 인식 미비와 불법 복제 등으로 인해 SW가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고 있지 못하다는 방증"이라고 꼬집었다.
SPC에 따르면, 전세계 SW 시장은 8천억달러 규모로 메모리 반도체의 3배, 휴대폰 시장의 6배에 달하는 시장이다. 하지만 한국은 이 시장의 1.9%만 차지, SW 변방으로 취급받고 있는 실정이다.
관련업계는 SW업체가 아무리 기술력이 뛰어나고,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더라도 제 값주고 사주는 토양이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SW업체가 사업을 지속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설사 제품이 인지도를 얻더라도, 불법복제가 판을 쳐 SW개발업체의 매출로 이어지지 않는 게 엄연한 현실이라는 것.
SW업계는 공공부문부터 정품 SW 사용 문화 정착에 힘써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수진 한글과컴퓨터 대표는 "주 소비 계층이 일반 대중인 영화∙음악∙게임 등과 달리 SW 산업은 기업 사용자들이 주 대상인 만큼 다른 콘텐츠 분야와 차별화된 저작권 보호 정책이 필요하다"며 "정품 SW 구매 확대를 위한 정부 지원, SW분야 예산 확중 등 적극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홍선 안철수연구소 사장도 "공공부문의 SW 단가 인하 압력, 대기업 중심의 유통구조, 불법복제 만연, 라이선스에 대한 이해 부족 등이 SW산업의 총체적인 위기를 초래했다"며 "SW가 제 값을 받을 수 있는 구조로 가지 않으면 SW산업의 미래는 어둡다"고 꼬집었다.
변진석 시만텍코리아 사장 역시 "SW와 콘텐츠의 저작권 보호는 최근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청년실업을 해소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라며 "온라인 등 SW의 불법유통구조를 개선하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장중 이스트소프트 대표는 "현재 우리나라는 콘텐츠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점차 변모하고 있다"며 "콘텐츠 관련 상표 분쟁, 해외에 진출한 국산 SW제품의 지재권 보호 등 정부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저작권 보호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유인촌 문화부 장관은 "작년 장관에 취임하고 가장 강조한 것이 바로 저작권 보호였는데 콘텐츠, 게임 등에 비해 SW에 대한 언급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올 연말까지 문화부를 비롯한 공공기관의 불법복제율을 0%로 낮추고, 차츰 민간분야로 확대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문화부 유인촌 장관을 비롯, SPC 회원사인 안철수연구소 김홍선 대표, 한국마이크로소프트 김제임스우 대표, 한글과컴퓨터 김수진 대표, 이스트소프트 김장중 대표, 시만텍코리아 변진석 대표, 하우리 김희천 대표 등 SW 업계 대표 인사 10여 명이 참석했다.
서소정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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