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프트웨어발전협의회 발족을 앞두고 주요 소프트웨어(SW) 협단체 및 SW업계가 마찰을 빚고 있다.
한국소프트웨어발전협의회(이하 협의회)는 SW산업 발전 방안을 제시하고 대정부 정책 건의 활동을 목적으로 한 단체. SW산업협회(KOSA)를 비롯해 SW공제조합, SW진흥원(KIPA) 등이 협의회를 후원하고 있다.
이들은 5일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협의회 발족식을 갖고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하지만 협의회 발족을 앞두고 관련업체들과 협단체들이 강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구체적인 로드맵 없이 관련 단체를 결성하고 보는 관행은 장기적인 업계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
또 한국SW산업협회 등 대표 SW협단체가 ▲패키지SW ▲임베디드SW ▲IT서비스 등 다양한 SW 업체를 아우르지 못하고 특정 분야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는 불만도 만만치 않은 편이다.
이에 따라 SW전문기업협회 등은 공식적으로 불참 의사를 밝혔다.
◆운영력 부족…'재탕' 논란
협의회는 5일 발족식에서 우암 송혜자 회장을 의장으로 추대하고, SW분야별 대표기업 30개사로 구성할 예정이다. 날리지큐브 김학훈 대표, 오픈베이스 송규헌 대표, 유니온정보시시스템 최인용 대표, 티맥스소프트 문진일 대표 등 15명 내외가 협의회 회장단에 참여할 예정이다.
SW산업협회 박환수 실장은 "최근 정부의 SW뉴딜정책 추진과 맞물려 SW솔루션의 중요성을 알리고, 산발된 SW업계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창구 역할을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협의회 발족을 앞두고 SW협단체는 물론 국산 SW업체간 이견으로 잡음이 일고 있다.
SW전문기업협회측은 "SW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정부에 제시하자는 취지는 좋다"면서도 "하지만 SW산업협회가 유관 단체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데다, 최근 정부의 SW뉴딜 정책에 맞춰 성급하게 구성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SW업계를 대상으로 사전에 취지를 설명하고, 공감대를 이끄는 게 수순"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KOSA 측이 SW기업발전협의회 운영의 주축이 되면서, 이미 KOSA 내 존재했던 중소SW기업발전협의회의 실패를 재탕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KOSA는 5일 발족하는 협의회와 명칭과 기능이 거의 유사한 중소SW기업발전협의회를 운영하고 있지만, 그간 활동이 미비했다는 비판을 끊임없이 받았다.
◆중소SW업체 "비빌 언덕 없어"
SW산업협회가 그 동안 IT서비스업체 위주 정책에 힘을 쏟은 점을 들어 우려를 나타내는 시각도 있다. 이로 인해 국내 중소 SW업체들이 적지 않은 소외감을 느꼈다는 것이다.
한 국산 SW업체 사장은 "SW산업협회가 펼치는 정책을 보면 대부분 IT서비스 업체를 위한 경우가 많았다"며 "SW산업협회라는 이름이 유명무실할 정도"라고 토로했다. 매출 규모가 큰 IT서비스업체 중심이다 보니, 매출 100억원 미만의 영세한 중소SW업체로서는 비빌 언덕이 전혀 없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SW산업협회 측은 "회원사가 7천개에 이르고, IT서비스부터 패키지, 임베디드 등 세부 분야가 다양해 모든 의견을 반영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국산 SW업체간 상생 방안 논의 등을 목표로 출범한 국산솔루션모임(국솔모)에 참여한 한 SW업체 사장은 "SW산업협회가 초기 설립 취지대로 다양한 SW업계 입장을 대변해주는 역할을 제대로 했다면 지금의 불신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이번에 발족하는 협의회는 과거의 과오를 반복하지 않고, SW산업 발전을 위한 생산적인 토론의 장으로서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서소정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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