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경제부가 내년 수출 5천억달러 목표치를 제시한지 두 달이 채 되기 전에 목표금액을 끌어내렸다.
지경부는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업무보고에서 내년 수출 4천500억달러, 무역수지는 100억달러 흑자를 목표로 정했다고 밝혔다. 세계 경제의 위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가속화되면서 수출 목표치 하향 조정이 불가피했다는 해명이다.
지난 11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3% 줄면서, 7년만에 감소세로 전환됐다. 임채민 지경부 제1차관은 "12월 수출도 상당한 수준의 감소세를 보일 전망"이라며 "기업들의 남아있는 수출물량을 감안했을 때 연간 수출 규모는 4천230억달러 정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연말 휴무에 돌입하는 기업들이 많아 이마저 달성이 불투명하다는 분석이다. 지난 11월까지 무역수지 누적적자 규모가 133억달러에 이른 가운데, 올해 무역수지 적자가 어느 정도 확대될지 주목된다.
현재 주요 민간기관들은 내년 수출 전망치로 4천300억달러 이하를 제시하고 있으며, 5~6%의 감소세를 예상하는 곳들도 나오고 있다. 지경부는 수출금융을 170조원으로 확대하는 등 공세적인 시장개척으로 수출 목표치 달성에 매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수출 목표치는 기업들의 예상 수출물량을 기초로 도출했다. 내년 국제유가는 60달러, 환율은 1천100~1천200원 수준에서 움직인다는 전제로 수치를 산출했다.
지경부는 원화약세 지역에 대해 수출마케팅을 적극 지원하고, 재판매보험 및 해외마케팅보험 등 현지 내수시장 개척수단을 집중 지원키로 했다. 수출환어음 매입지원 규모를 올해 4천200억원에서 내년 2조4천200억원으로 대거 확대하고, 업체별 신용보증한도도 책정가능한도의 최대 2배까지 증액한다. 고의·중과실이 아닌 경우 수출보험공사 임직원에 대한 수출보증 면책을 내년 상반기까지 실시키로 했다.
세계일류상품을 600개로 늘리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보증 브랜드제'를 200개 브랜드에 대해 실시하는 등 중소기업 제품의 대외신인도 개선을 모색한다. 내수위주 유망 중소기업 1천200개사를 발굴해 수출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에도 나선다. 일본 관련 엔고현상, 미국의 '신뉴딜', 중국의 각 거점도시 특성, 중남미·아프리카의 미진한 인프라 등을 활용해 지역별 차별화된 수출 지원 정책도 적극 추진키로 했다.
임 차관은 "수출 외 다른 모든 경제전망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을 만큼 대내·외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며 "다만 환율요건으로 우리나라가 가격에서 유리한 상황이란 점 등을 활용해, 내년 수출 목표치 달성 및 시장점유율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전했다.
권해주기자 [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