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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D램기업 구조조정 필요성 속속 대두


ITRI, 올해 4개사 이익률 -72%…경제개발원 "M&A해야"

정부 원조를 앞두고 대규모 누적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대만 D램 기업들에 대해 인수합병(M&A)과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현지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만 산업기술연구원(ITRI)이 올해 파워칩세미컨덕터, 난야테크놀로지, 프로모스테크놀로지스, 이노테라메모리스 등 현지 D램 4개사의 올해 평균 순손실률은 72%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디지타임즈가 13일 보도했다.

ITRI는 올해 4개사의 매출은 1천569억대만달러(13일 현재 1대만달러=42.34원), 순이익은 1천125억대만달러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로써 대만 D램 기업들의 매출은 지난 2006년 2천616억대만달러에서 2년 연속 감소하고, 순손실은 지난해 379억대만달러에서 올해 적자가 3배 가까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미 현지 D램 4개사는 올해 들어 지난 3분기까지 908억3천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해 역대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들의 금융기관 차입금은 4천200억대만달러에 이르러, 일부 기업은 정부 지원 없이 회생이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고 있다.

D램 가격은 지난해 초부터 2년 가까이 급락을 거듭하고 있는 데다, 비수기로 이어지는 내년 상반기까지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 때문에 대만 정부는 '대기업 구재계획'으로 6천억대만달러의 자금을 조성해 D램 4개사를 우선 지원하는 한편, 이들의 대출 만기를 늦춰주는 방안을 조만간 확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정부 지원이 구조조정 없이 이뤄져선 안 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지난 10일 대만 경제부 등 정부기관들이 D램 기업의 구제방안을 논의한 자리에서 첸 타인-지 경제기획개발원장은 "D램 기업들은 공급과잉을 해소하고 자체 기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기업 간 합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디지타임즈는 대출 만기 연장과 직접 금융 지원만으로 D램 업체들을 구제할 수 없으며, 액정표시장치(LCD) 등 업계의 추가 요구가 때마다 자금을 투입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업계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대만 D램 기업들은 정부 원조로 퇴출 위기를 넘긴다 해도 내년 상반기까지 추가로 적자가 쌓일 전망이다. 또 최신 공정기술을 도입하고 있는 국내 삼성전자, 하이닉스반도체와 기술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정부 지원과 함께 대만 D램 업계의 구조조정이 단행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NH투자증권의 서원석 연구원은 "대만 정부가 D램 기업들을 지원한다 해도 현지 제조사들이 신규투자에 나서지는 못할 것"이라며 "정부 주도로 대만 D램 업계가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편 국내에서도 지난 90년대 말 정부 주도로 LG전자가 메모리반도체 사업을 포기하는 등 구조조정이 단행됐었다. 그러나 당시는 김대중 정권이 '선택과 집중' 논리로 인위적인 통합을 주도한 것으로, 정부의 금융지원과 함께 업계가 재편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만의 상황과 차이를 보인다.

권해주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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