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1일 부동산 문제의 해법으로 규제 완화를 통한 공급 확대에 중점을 둔 '주택공급 기반 강화 및 건설경기 보완방침'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여당은 지난 정부가 만들어놓은 불합리한 시장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다고 환영하면서도 신중한 접근을 요구했다.
그러나 야권은 규제 완화로 인해 투기세력이 등장할 수 있고 수도권과 지방의 불균형을 더 심화시킬 수 있다는 등 문제점을 지적했다.
한나라당 윤상현 대변인은 이날 "주택공급 확대와 불합리한 규제완화를 통한 시장기능 회복에 중점을 둔 정책방향으로 평가한다"며 "빠른 정책파급효과를 감안한 정부가 조심스러운 접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 대변인은 "특히 ▲중장기 주택수요에 대비한 공공택지 확보 ▲정상적 행정규제 수준을 넘어선 재건축규제 일부 완화 ▲아파트 후분양제와 분양가상한제 개선조치 등이 주택시장 전반에 공급기반을 확대해주는 긍정적 시그널로 작용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부동산 정책 마련은 돌다리를 두들겨 보고 건너듯 아무리 조심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향후 부동산 세제 개선 등 후속조치를 준비함에 있어서도 정부의 섬세하고 신중한 접근을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정몽준 최고위원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OECD회원국 중 우리나라가 부동산 관련 규제가 가장 많다"며 "OECD의 합리적인 권고안을 참고해 시장기능을 보완할 필요성이 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반면 민주당은 정부가 부동산 투기 부활을 부추기려 한다고 비난했다.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이날 고위정책조정회의에서 "정부가 부동산 투기폭탄을 터뜨려 경기부양을 시도하려는 위험한 일을 기획하고 있다"며 "어렵게 진정시킨 주택시장을 혼란시켜서는 안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민주당 이용섭 제4정조위원장은 "정부가 침체된 주택시장 활성화와 미분양주택 해소라는 명분을 내세워 투기수요를 부추겨 경기진작을 도모하고 있다"며 "말로는 주택시장 안정을 강조하지만 나오는 대책들은 시장 활성화와 경기 진작에 무게를 둠으로써 주택시장 안정기반을 무너뜨리고 중산서민층의 내 집 마련 기회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집값 안정기조가 정착되지 않은 시점에서 분양가 상한제와 수도권 전매제한 기간 완화 등 규제완화가 계속될 경우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기세력을 수도권 분양시장이나 재건축시장에 끌어들여 '부동산 불패신화'를 우리 사회에 확산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자유선진당도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며 부동산 규제완화 중단을 촉구했다.
선진당 류근찬 정책위의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얼어붙은 지방의 건설경기는 나몰라라 하면서 '부동산 투기꾼'을 끌어들여서라도 수도권 건설경기를 살리자는 대책"이라며 "그것보다 분양가의 거품을 빼서 집 없는 서민이 싼 값에 집을 살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한 때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방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해 ▲부동산 규제완화 움직임 중단 ▲지방 미분양 아파트 거래세 한시적 면제 등 세제감면 ▲1가구 1주택 장기 보유한 65세 이상 저소득자의 양도소득세 감면 ▲주택담보 인증비율(LTV)와 총부채상환비율(DTI) 인상 등을 해줄 것을 촉구했다.
한편 정부는 오는 25일 이후 종합부동산세 기준 상승과 양도세 완화 등 세제 개편안을 추가로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정일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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