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중진 "홍준표 독선 못참겠다"

한나라당 박진, 권영세, 윤두환 의원은 13일 홍준표 원내대표의 상임위원장 후보 경선 관련 발언에 대해 독선적인 월권행위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이들은 또 박희태 대표 등 최고위원들이 나서서 홍 원내대표의 독선에 제동을 걸고 이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을 요구했다.

박 의원 등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문을 통해 "(홍 원내대표가)'경선에 나와 떨어질 경우 해당 상임위에서 배제하겠다'고 말한 것은 당헌당규에도 없는 악법으로 사실상 경선을 막으려는 협박이나 다름없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이는 군사독재정권 시절에도 없었던 일이며 치졸한 발상"이라며 "상임위원장 후보 경선을 막기 위해 의원들을 협박하는 것은 원내대표로서의 권한을 벗어난 독선으로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홍 원내대표가 상임위원장 후보 안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수용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상임위원장 후보자의 전문성에 대해 문제제기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반박했다.

박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에게 "당이 거꾸로 가는 것 아니냐"며 "원내대표가 민주적 경선을 원천봉쇄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횡포"라고 성토했다.

권 의원도 이 자리에서 "상임위원장 내정이라는 것은 당헌당규 원칙에도 없고 경선 중립성도 훼손하는 것"이라며 "원내대표가 이렇게 독선적으로 한다면 당에도 좋지 않다"며 반드시 상임위원장 경선을 치러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 의원은 이어 경선 요구가 홍 원내대표의 권위에 대한 도전은 아닌데도 그런 발언을 하고 있다"며 "자기가 왕인 줄 아는가"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윤 의원은 "국토해양위원회 상임위를 맡으려고 얼마나 준비했는데 신청도 안한 사람들을 돌려막기 식으로 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홍 대표의 발언은 실질적으로 상임위에 안 넣어주겠다는 것 아니냐"고 반발했다.

이로써 한나라당 몫 상임위 중 정보위원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국토해양위원회 등은 사실상 경선이 확정됐다.

당의 한 관계자는 최소 5개 상임위에서 경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하기도 했다.

한편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상임위원장을 꼭 해야겠다는 분들이 경선을 요구하면 받아주겠지만 경선에 출마한 분이 떨어질 때는 해당 상임위원회에서 자동배제가 된다"며 "가능한 한 당이 정한 방침을 따라줬으면 한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