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11일 '삼성 의혹' 수사와 관련, "모든 도의적·법적 책임을 지겠으며, 자신을 포함한 경영진의 쇄신 문제를 적극 검토 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오후 7시께 특검에서 5시간 가까이 피의자 조사를 받은 뒤 귀가하기에 앞서 취재진에게 "모든 것이 제 불찰이다. 도의적이든 법적이든 제가 모두 책임 지겠다"며 "아랫사람은 선처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미리 준비한 메모를 보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그룹 경영 체제와 저를 포함한 경영진의 쇄신 문제를 깊이 생각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만약 본인이 기소될 경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의향이 있는지를 재차 묻자 "생각해 보겠다"라고만 짧게 말한 뒤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측은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쇄신을 검토하겠다는 의미로 생각된다"며 이 회장의 경영일선 퇴진 등으로 확대해석을 말아달라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이날 이 회장을 상대로 차명계좌 및 차명주식을 이용해 비자금을 운영했거나 재산을 은닉한 의혹,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발행 사건 등 아들 이재용 전무에게 계열사 지분이 저가에 넘어갔다는 내용의 '경영권 세습' 의혹 등을 조사했다.
한편 특검팀은 전날 '삼성생명 차명주식의 실제 주인은 이건희 회장이고, 1월 특검 조사에서 거짓 진술을 했다'고 밝힌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을 12일 재소환해 조사한다.
김영욱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박영태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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