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입가경이다. 쫓는 쪽이나 쫓기는 쪽이나 분주하긴 마찬가지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야후 이야기다.
그 동안 두 회사간 '싱글 매치' 형태로 진행되던 인수전이 이젠 '태그매치'로 바뀌고 있다. MS가 뉴스코퍼레이션과 손을 잡은 대신, 야후는 타임워너 계열인 AOL과 제휴를 추진하고 있는 것.
야후는 또 구글과도 검색 광고 사업 제휴를 꾀하면서 후원군 끌어모으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이번 태그매치는 인터넷 세상의 향후 패권 구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승부가 될 전망이다. 그만큼 긴박하고, 또 박진감 넘치는 승부가 될 것이란 얘기다.
◆MS-뉴스코프 vs 야후-AOL 대결 양상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에 따르면 MS는 야후 인수를 위해 루퍼트 머독이 이끄는 뉴스코퍼레이션과 연합전선을 펴기로 했다.
MS는 최근 야후 이사회에 "3주내 결정하라"는 최후 통첩을 보냈다가 "인수 가격을 더 올려라"는 답을 들었다. 공세가 여의치 않다고 판단한 MS는 머독과 손을 잡고 야후를 압박하기로 한 것.
MS와 뉴스코퍼레이션의 포위 공격이 성공할 경우 MSN과 마이스페이스에 이어 야후까지 자신들의 영향권 하에 넣을 수 있게 된다.
이에 맞서 야후도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야후는 우선 구글과 검색광고 부문에서 제휴하기로 했다. 구글 애드센스 온라인 광고를 자사의 검색 서비스에 시범 도입하기로 한 것. MS의 최후 통첩을 거부했던 야후로선 구글을 든든한 방패막이로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야후가 MS의 손에 들어가는 것은 구글로서도 달가울 것 없다. MS와 새로운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구글 입장에선 '순망치한(脣亡齒寒: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이란 말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인 것.
야후는 또 타임워너 계열인 AOL과도 공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에 따르면 야후는 AOL과 인터넷 사업 부문 통합 협상을 곧 체결할 계획이다.
두 회사간 인터넷 사업부 통합 협상은 아직은 진행형이다. 두 회사는 타임워너가 AOL 사업 부문을 넘기면서 새롭게 투자를 하는 형태의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타임워너는 야후-AOL 통합 인터넷 사업부문 지분 약 20%를 갖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야후는 타임워너로부터 받은 돈으로 주주 달래기에 나설 계획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야후가 주당 30~40 달러 가격에 자사주를 매입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MS가 야후에 제안한 인수 가격은 주당 29.24달러다.
야후 측은 AOL과의 인터넷 사업 통합 협상에 대해 언급을 피했으며, MS 역시 뉴스코퍼레이션 건에 대해 응답을 하지 않았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야후, 걸림돌도 만만치 않아
AOL과 인터넷 사업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야후의 전략은 명확해 보인다. MS와의 인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복안인 것. 자사주 매입 전략까지 병행할 경우엔 주주들의 불만을 달랠 수 있다는 또 다른 성과도 노려볼 수 있다.
하지만 돌아가는 상황이 간단한 것만은 아니다.
AOL은 사실상 '지는 해'나 다름 없는 기업. 따라서 주주들을 설득하는 것도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경우에 따라선 '지는 해들의 결합'이란 비판에 휘말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구글과의 검색 광고 제휴 역시 녹록한 것만은 아니다. 두 회사는 미국 인터넷 광고 시장을 80% 가량 점유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 반독점 논란이 뒤따를 수 있다.
MS를 겨냥한 일련의 행보들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도 있다는 얘기다.
김익현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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