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경제학 이론인 '양면시장(two-sided markets)'이론이 인터넷 시장에 적용돼 NHN을 시장지배적사업자로 정할 수 있을 까.
네이버로의 인터넷 쏠림현상이 가속화되면서,시장지배적사업자로 지정돼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속적인 감시를 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많다.
국민의 정서는 콘텐츠업체(CP)와의 불공정행위 여부를 정부가 제대로 감시하려면 다소 무리가 있더라도 네이버를 시장지배적사업자로 지정해야 한다는 것.
네이버가 시장지배적사업자가 되면, 네이버는 공정거래법상 ▲상품의 가격이나 용역의 대가(이하 "가격"이라 한다)를 부당하게 결정·유지 또는 변경하는 행위▲상품의 판매 또는 용역의 제공을 부당하게 조절하는 행위▲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부당하게 방해하는 행위▲새로운 경쟁사업자의 참가를 부당하게 방해하는 행위▲부당하게 경쟁사업자를 배제하기 위해 거래하거나 소비자의 이익을 현저히 저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 등을 할 수 없게 된다.
또한 이를 위반할 경우 공정위로 부터 ▲가격의 인하, 당해 행위의 중지, 시정명령을 받은 사실의 공표 기타 시정을 위한 필요한 조치를 받을 수 있고 ▲과징금도 매출액의 100분의3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받을 수 있다.
NHN 입장에서는 지속적인 규제리스크가 생기는 셈이다.
그러나 국민정서법과 달리, 이번에 공정위가 심사보고서에서 '양면 시장'이론을 시장획정과 시장지배적사업자 지정 근거로 사용한 점은 논란이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공정위가 시장지배적사업자로 판단할 때 시장점유율, 진입장벽의 존재 및 정도, 경쟁사업자의 상대적 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게 돼 있다.
공정위는 심사보고서에서 검색과 블로그 같은 몇몇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를 기준으로 양면시장 이론을 적용해 NHN이 속한 시장을 획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양면시장'이론이란 지원 영역(subsidy side)과 수익 영역(money side)이 별도로 존재하는 시장을 말한다.
즉 인터넷 포털의 경우 이용자에게는 무료로 뉴스와 메일 등을 서비스하면서 돈은 광고주로 부터 받으니 양면시장에 적용된다는 말이다.
하지만 NHN이 양면시장에 속한 대표적인 산업군이라도 해도, 이를 기반으로 NHN이 속한 시장을 획정하기엔 무리라는 얘기도 있다.
신문과 방송이 겸업화되고 이 회사들이 콘텐츠 업체로 자리매김하고, 통신사들이 IPTV로 미디어 산업에 뛰어드는 상황에서 웹플랫폼만의 시장획정은 논란일 수 있는 것.
또한 현재 인터넷은 검색, 커뮤니티, 쇼셜네트워킹서비스, 전자상거래, 게임 등 다양한 서비스가 존재하고 여기서 다양한 컨버전스가 일어나고 있다.
뉴스서비스에서는 언론사와 네이버가 서로 경쟁하고, 무선인터넷에서는 통신사와 네이버가 경쟁하는 구조일 수 있는 것. 시장획정이 쉽지 않다는 얘기다.
유선 공중인터넷은 누구가 손가락 한 번만 움직이면 즐겨찾기 메뉴에서 첫화면을 바꿀 수 있어, 진입장벽이 있느냐도 논란이다. 정부로 부터 인허가 받거나 윤전기 같은 설비도 필요없는 인터넷에 대해 진입장벽을 말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이다.
중소 인터넷 업체 한 사장은 "인터넷은 급변하는 기술중심의 시장이라서 법으로 시장을 획정하고 지배적사업자로 지정하기에는 상당한 무리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솔직히 NHN이 지배적사업자로 지정돼 정부의 규제를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NHN 관계자는 "구조가 지배적사업자라고 보기는 어렵지 않느냐"면서 "이번 기회에 콘텐츠 업계와의 상생과 이를통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조치들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가 '양면시장' 이론을 적용해 NHN을 인터넷 지배적사업자로 지정할 수 있을 까.
시장지배적사업자 지정여부와 관계없이, NHN에게는 '검색황제'라는 지위에 걸맞는 사회적인 책임을 통감케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김현아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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