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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엔 뭔가 다른게 있다"


"DDR2 D램이 전부 아니다"…시황 악화속 9천억대 이익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업부문이 D램 가격 폭락 등 최악의 시황 악화 속에서 3분기 9천억원대 영업이익을 올리며 주변을 놀라게 했다.

삼성전자 반도체총괄이 3천억~5천억원대 영업이익을 올리는 데 그쳐, 본사 기준 회사 전체 이익이 1조7천억원대에 그칠 것이란 시장과 업계의 예측은 모두 빗나갔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2조원을 상회하는 본사 기준 영업이익을 올렸다. 반도체총괄이 9천20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올린 것이 '어닝 쇼크' 예측을 '깜짝 실적'으로 뒤바꿔놓은 주요인이었다.

삼성전자 반도체총괄은 이번에 '어려울 때 강하다'는 면모를 제대로 보여줬다. 삼성전자 주우식 기업설명(IR)팀장(부사장)은 "시장은 D램 주력제품인 DDR2 512메가비트(Mb)의 가격 하락에 초점을 맞췄지만, 삼성전자에 그와 다른 무언가가 있다"고 강조했다.

◆모바일·그래픽D램 등 고부가제품 비중 40% 육박

삼성전자에 따르면 3분기 전체 D램 가운데 모바일·그래픽 D램과 같이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의 비중은 경쟁사들이 따라오지 못하는 수준인 40%에 조금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반도체총괄의 매출 비중은 D램이 50~60%, 플래시메모리가 30~40%, 시스템LSI가 15% 정도.

매출 비중이 높은 D램 분야에서 주력인 DDR2 512Mb 제품 가격은 3분기 내내 2달러 안팎에 그치며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D램 등 고부가가치 제품 공급을 강화하며 위기를 극복한 것이다.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메모리사업부의 홍완훈 상무는 "3분기 모바일 D램의 가격 하락률은 한 자릿수에 그쳤고, 그래픽 D램은 오히려 강세를 보이기도 했다"며 "고부가가치 D램의 물량을 늘리는 전략이 주요했다"고 설명했다.

가격 흐름이 양호했던 낸드플래시 부문의 비중을 높인 점도 삼성전자 반도체총괄이 우수한 수익을 올린 주요인이었다. 삼성전자는 D램 라인 중 일부를 낸드플래시 생산용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지난 2분기부터 지속적으로 진행해왔다.

홍 상무는 "낸드플래시 주력제품인 8기가비트(Gb) 멀티 레벨 셀(MLC) 제품의 가격은 3분기 9달러까지 올라갔었다"며 "D램 라인을 일부 낸드플래시 생산용으로 전환하고, 기존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에서 수익성이 높은 싱글 레벨 셀(SLC) 제품의 비중도 늘렸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후발업체들이 줄줄이 연속 적자를 내는 상황 속에서 이러한 '색다른' 전략으로 지난 3분기 D램 부문에서 10%대 초반의 이익률을, 낸드플래시 부문에서 20%대 중·후반의 이익률을 각각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황 악화속 대규모 추가투자…차별화전략 지속

삼성전자는 4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여전히 부진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1조4천억원의 거금을 반도체 부문에 추가로 투자키로 했다. 적자에 빠진 후발업체들은 도저히 따라할 수 없는 전략이다.

주 팀장은 "4분기 추가 투자는 삼성전자의 전략을 공고히 하기 위한 것으로, 단순히 물량 증대로 경쟁사들을 압박하기 위한 방안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대규모 투자와 함께 3분기 60% 수준에 이른 68나노 및 80나노 공정의 생산 비중을 4분기 70%선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그만큼 생산량은 늘어나게 되고, 비용은 절감하게 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세계 PC당 평균 메모리 용량이 3분기 1.5기가바이트(GB)에서 4분기 1.6GB로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또 상반기 감소세를 보였던 PC 출하량도 3분기는 10%, 4분기는 15%의 전 분기 대비 증가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그만큼 PC의 주메모리 재료로 쓰이는 D램 가격의 폭락세는 완화될 수 있다는 것.

홍 상무는 "D램 부문에서 삼성전자는 1주 미만, 후발업체들은 3.5주~4주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기대했던 '윈도비스타' 효과는 미미하지만, D램 가격이 상당 부분 하락했다는 점에서 4분기 D램 가격은 10% 중반 정도 하락하고 재고도 점차 해소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낸드플래시 가격은 내년 1분기 수요의 위축으로 4분기 말 시황이 악화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좋은 상황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이달 상반기 D램 주력제품의 가격은 전기 대비 25%, 낸드플래시는 9~11% 추가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팹 지속활용…후발업체들 버티기 어려울 것"

삼성전자는 세계 메모리반도체 업계에서 구조조정에 들어간 200㎜(8인치) 웨이퍼 팹에 대해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작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300㎜(12인치) 팹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확대하되, 200㎜ 팹에서 노어플래시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등 활용성을 높일 예정이다.

메모리반도체 외 시스템LSI 부문에서도 긍정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시스템LSI 부문 세계 1위 품목을 디스플레이 구동IC(DDI), 내비게이터용 모바일 AP, 스마트카드용 집적회로(IC) 등 3개에서 3분기 MP3플레이어용 시스템 온 칩(SoC)을 추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내 1위 품목을 1개 더 추가한다는 게 목표다.

아직 시스템반도체 부문에서 세계시장 점유율이 미미한 삼성전자는 IBM과 차세대 공정기술 공동개발로 32나노 기술 확보를 추진하는 등 역량을 높이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삼성전자의 시스템LSI 부문 분기별 영업이익은 아직 1천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메모리반도체 부문에서 승승장구 하고 있지만, 후발 경쟁업체들은 적잖이 어려움이 가중될 전망이다. 마이크론, 키몬다를 비롯해 대만의 D램 업체들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계속해서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

삼성전자와 함께 세계 2위 D램 업체인 하이닉스반도체의 이익 비중은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최근 D램 시황은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최악으로 치달았던 지난 2001년보다 더 악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 때문에 해외 후발업체들의 입지는 더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홍 상무는 "해외 후발업체들은 1년 가까이 적자를 보고 있어, 현 상태에서 추가 투자를 따라올 여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 2001년 이후 많은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이 사라졌는데, 후발업체들의 어려움은 적잖이 가중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권해주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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