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애플 '아이폰'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달 29일(현지 시간) 출시된 아이폰은 주말 사흘 동안 총 52만5천대가 팔리면서 무서운 기세로 휴대폰 시장의 터줏대감들을 위협하고 있다.
휴대폰 판매량을 집계하는 글로벌 이큐어티 리서치는 애플이 지난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사흘동안 총 52만5천대의 '아이폰'이 판매됐다고 발표했다. 구매자의 95% 이상이 8GB의 제품을 구매했으며 50%는 다른 이동통신사를 사용하다가 AT&T로 옮겨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면서 164개 애플 스토어가 보유하고 있는 '아이폰' 재고는 거의 동이 난 상태다. 이에 따라 당분간 '아이폰'을 원활하게 구매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애플의 온라인 스토어 역시 배송까지 2~4주 정도가 걸려 구매자들은 이베이 등의 온라인 경매 사이트로 몰리고 있다.
'아이폰'을 독점 공급하고 있는 AT&T 역시 아이폰의 위력에 놀란 눈치다. AT&T와의 2년 계약이 조건으로 붙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대부분이 별 거부감 없이 '아이폰'을 구매하고 있다.
◆휴대폰 업계, '아이폰'과 '애플효과'에 주목
당초 '아이폰'이 휴대폰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던 휴대폰 제조업체들도 '아이폰'의 초반 돌풍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휴대폰 제조사들이 '아이폰'을 애써 평가 절하한 것은 일반 디지털 기기 시장과 휴대폰 시장은 엄격하게 다르다는 점이었다. 애플이 노트북이나 MP3 플레이어는 잘 만들 수 있어도 통신 기술 기반이 필요한 휴대폰 부문에서는 고전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아이폰'의 기능이 경쟁 제품보다 떨어진다는 점도 이유 중 하나다. 실제 '아이폰'에서 구현되는 주요 기능인 음악과 동영상 등의 멀티미디어 기능은 프리미엄급 휴대폰에서 모두 구현되고 있는 기능이며 웹브라우저 '사파리'를 통한 풀 브라우징 역시 스마트폰에서는 기본 제공하는 기능이다.
3세대(G) 통신이 아닌 2G GSM 네트워크와 무선랜(WiFi)만을 지원하는 것 역시 단점 중 하나다.
하지만 '아이폰'이 예상외로 큰 반향을 불러오면서 스마트폰에 소극적이던 사람들도 상당수 애플 스토어로 달려가기 시작하자 휴대폰 업계의 시선도 달라졌다.
지금까지 스마트폰 시장에 새로운 '기능'을 강조하는 것으로 마케팅을 진행해왔던 휴대폰 제조사들은 애플의 사례를 학습하기 위해 예의 주시하고 있다.
휴대폰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 자체의 기능을 뜯어보면 혁신이라고 할 만한 기능은 없지만 모든 기능들을 더 세련되고 고급스럽게 발전시킨 애플 특유의 장점을 엿볼 수 있다"며 "잘 포장된 유저인터페이스와 내장된 기능들을 더욱 고급스럽게 발전시킨 애플의 전략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명진규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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