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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PDP·LCD전략 "사뭇 다르네"


삼성, 새라인 가동…LG는 기존 라인 그대로 유지

하반기 수요증가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액정표시장치(LCD)와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가격이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삼성과 LG의 상반된 전략이 눈길을 끈다.

삼성그룹에서 디스플레이 사업을 하고 있는 삼성전자 LCD총괄사업부와 삼성SDI는 조만간 새로운 생산라인을 가동하며 일본·대만업체들과 생산량 확대 경쟁에 나선다. 반면 LG그룹의 LG필립스LCD(LPL)와 LG전자 PDP모듈사업부는 추가 투자를 늦추며 기존 라인만으로 시장 수요에 대응해 나가고 있다.

올해 들어 LCD 패널 가격은 지난 1분기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한 뒤 노트북과 모니터용, 그리고 40인치 미만의 TV 패널용이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PDP 가격도 1분기까지 패널 제조업체들을 대규모 적자에 빠뜨리며 내림세를 기록했지만, 2분기 들어 바닥권을 형성하며 LCD와 함께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대규모 시설투자가 요구되는 PDP·LCD 사업의 실적은 패널 가격과 시장 수요에 면밀히 대응할 때 투자 대비 효율을 높일 수 있다. LPL과 LG전자의 새 라인은 오는 2009년경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상이한 두 그룹의 전략이 향후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삼성전자 8월 8세대-SDI 이달중 P4라인 가동

삼성전자와 일본 소니가 합작으로 설립한 S-LCD는 충남 탕정에 건립된 8세대 라인을 오는 8월부터 가동할 계획이다. 이곳에선 우선 52인치 LCD 패널을 월 5만장 규모로 생산한다.

삼성SDI는 이달 중 울산 PDP 4라인을 돌릴 예정이다. P4 라인이 가동에 들어가면 50인치 PDP 패널을 월 18만장씩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이로써 삼성SDI의 PDP 생산량은 42인치 기준으로 월 61만장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이로써 삼성 진영은 일본 및 대만업체들과 생산량 경쟁에 본격 돌입하게 된다. 일본의 샤프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LCD 8세대 라인을 돌리기 시작했고, 10세대에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마쓰시타도 연말까지 PDP 패널 생산량을 월 66만대까지 늘리는 한편, 오는 2009년까지 PDP 패널 생산량을 현재의 2배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최근 발표했다.

대만의 AUO와 CMO 같은 LCD 패널업체들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경쟁적으로 대만산 패널 구매에 나서면서 생산량 확대를 꾀하고 있다.

◆LPL·LG전자, 차세대 라인 2009년경 가동

삼성 계열사들과 달리 LPL과 LG전자는 당분간 기존 라인을 활용해 시장 수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최근 5.5세대 LCD 라인 투자 계획을 철회한 LPL은 연내 8세대 또는 그 이후 세대 라인에 투자한다는 방침을 발표한 뒤 착공에 들어가, 오는 2009년부터 설비를 가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오히려 생산성이 떨어지는 구미의 A1 PDP 라인을 정리하고 있다. 이달 중 A1라인을 완전 폐쇄하는 대신 6면취 방식인 A3라인을 다음 달 8면취 방식으로 전환해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8면취 방식은 한 장의 유리기판에서 42인치 PDP를 8장 생산하는 것으로, 신규라인 증설에 비해 크게 적은 투자비용으로 6면취 대비 30% 이상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 LG전자는 다음달 A1라인 폐쇄와 A3라인의 8면취 전환이 마무리되면, 월 생산량이 42인치 기준 44만장 정도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남 용 LG전자 부사장은 지난달 간담회에서 "PDP 수요를 측정해본 결과 내년 상반기까지 현재의 생산능력 유지해도 될 것으로 판단했다"며 "당분간 PDP 사업과 관련한 전략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내년 상반기쯤 PDP 라인에 대한 추가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어느 쪽이 웃을까

디스플레이 업계에선 시장 상황을 면밀히 예측해 적시에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단기간의 시장 동향을 보고 수천억~수조원에 이르는 설비투자를 진행했다가 예상대로 시장이 열리지 않아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

지난 2004년 우리나라와 일본의 패널업체들이 앞 다퉈 생산라인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다가, 공급과잉 및 판가급락에 따른 부작용이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한 사례가 된다.

현재 추세로 당분간 삼성 진영이 양적인 면(출하량)에선 우위를 보이겠지만, 질적인 면(영업이익률)의 승부는 흥미롭게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시장 연구원들은 하반기 LG전자 PDP 사업의 흑자 전환 가능성을 높게 보는 반면, 삼성SDI의 경우 신규라인 가동에 따른 감가상각비의 부담으로 실적 개선이 더딜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LPL의 경우 3~4분기 역대 분기별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결국 각 패널 제조사들이 시장개척 및 가격경쟁력 확보에 얼마나 성공하느냐가 성패를 가르는 주요 요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해주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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