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애플표 휴대폰인 '아이폰(iPhone)'이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9일(현지 시간)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막된 맥월드 기조연설을 통해 아이폰을 공개했다. 그는 또 AT&T의 이동통신 자회사인 싱귤러 와이어리스가 미국에서 애플 휴대폰의 독점 공급자가 될 것이라는 언론 보도도 공식 확인했다.
이날 기조 연설을 통해 스티브 잡스 CEO는 "애플이 무선 산업을 재창조하려고 한다. 현재의 멀티미디어 폰 세대를 뛰어넘을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그는 이 같은 선언과 함께 오는 2008년까지 1천만 대의 아이폰을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터치스크린 장착 "아이팟과 기능 흡사"
이날 공개된 아이폰은 두께가 0.5인치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날씬한 외양이었다. 또 통상적인 휴대폰과 달리 키보드나 다이얼패드가 없는 파격적인 디자인이었다. 대신 아이폰 이용자들은 3.5인치 크기의 터치스크린을 통해 전화를 걸거나 동영상 시청, 음악 감상 등의 활동을 하도록 했다.
이 제품은 또 뒷면에 2메가 픽셀의 디지털 카메라를 장착했으며, 와이파이 기술을 이용해 인터넷을 즐길 수도 있도록 했다.
애플은 오는 6월 미국 시장에서 아이폰을 출시한 뒤 올해 하반기 쯤엔 유럽 시장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아이폰은 2개 모델이 공급되며 가격은 각각 499달러(저장 용량 4기가바이트)과 599달러(8기가바이트)로 책정됐다.
이날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을 통해 비틀즈의 '서전트 페퍼스 론리 허츠 클럽 밴드'에 수록된 '러브리 리타'란 곡을 들려줬다. 잡스는 아이폰으로 통화를 할 경우 5시간 가량 사용할 수 있으며, 음악 감상용으로 쓰게 되면 최대 16시간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이폰은 또 애플의 아이튠스 음악 서비스를 통해 영화, 음악, 사진 등을 자동으로 분류할 수도 있도록 돼 있다. 잡스는 "(아이폰은) 아이팟과 꼭 같다"라는 말로 이 같은 기능을 설명했다.
◆'아이폰' 상표권 문제도 무난히 해결할 듯
그 동안 아이팟과 아이튠스를 앞세워 디지털 음악 시장을 새롭게 만들어냈던 애플은 이제 또 다른 황금 어장인 휴대폰 시장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놓게 됐다.
이 같은 기대를 반영하듯 이날 애플 주가는 92.57달러까지 치솟으면서 지난 해 11월 28일 이래 최고가를 기록했다.
그 동안 논란의 대상이었던 '아이폰'이란 상표 문제 역시 무난하게 해결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애플은 '아이폰' 상표권을 보유하고 있는 시스코에 사용 대가를 지불할 예정이다. 시스코 역시 애플과 상표권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이르면 8일 중 최종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아이폰은 애플의 첫 휴대폰 단말기는 아니다. 애플은 이미 지난 2005년 9월 싱귤러를 통해 ROKR이란 단말기를 선보인 바 있다. 모토롤라가 디자인했던 당시 애플 휴대폰은 노래 저장 용량이 100곡 정도에 불과한 데다 디자인 역시 뛰어나지 못한 편이어서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특히 수 많은 아이팟 사용자들에게 실망감만 안겨주면서 휴대폰 시장 첫 출사표는 무참한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애플TV도 함께 공개
스티브 잡스 CEO는 이날 아이폰과 함께 '애플TV'를 앞세워 인터랙티브 텔레비전 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애플의 텔레비전 사업은 지난 해 9월부터 코드명 '아이TV'로 널리 알려져 왔다.
애플TV는 텔레비전 시청 뿐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 자신들의 텔레비전 세트로 영화를 내려받을 수도 있도록 했다.
저장 용량 40기가바이트 하드드라이브를 장착하고 있는 애플TV 가격은 299달러로 책정됐으며, 오는 2월부터 본격적으로 출하될 것이라고 스티브 잡스가 밝혔다.
김익현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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