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하이닉스 간의 메모리 칩 가격 담합 혐의를 입증하는데 결정적인 증거가 될 e메일이 발견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램버스와의 반독점 공방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램버스는 하이닉스를 비롯해 삼성, 마이크론 등 주요 반도체업체들을 가격 담합혐의로 샌프란시스코 법원에 제소한 상태다.
이번 e메일은 램버스가 입수해 월스트리트저널에 제보하면서 전격 공개됐다.
지난 2001년 6월 하이닉스 영업 간부들끼리 주고 받은 메일에는 마이크론 측이 "시장 가격을 안정시킬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를 원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이 e메일 작성자는 또 마이크론 간부와의 직접 협상 가능성을 논의하면서 "당신의 정책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면서 경쟁업체간의 협조에 대해 상당히 높게 평가했다.
2001년 6월 작성된 또 다른 e메일에서 마이크론의 한 간부는 "우리는 DDR(Double Data Rate) D램이 시장에서 폭발발적인 반응을 불러오길 원한다"라면서 "따라서 인피니언, 삼성, 하이닉스 등이 DDR 가격을 일제히 낮춰 이를 표준가로 삼도록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마이크론과 하이닉스 변호인단은 공개된 e메일이 전체적 맥락이 고려되지 않은 채 알려졌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하이닉스의 한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램버스를 고립시키려는 어떤 담합에도 가담하지 않았다"며 "재판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정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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