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권서아·황세웅 기자]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고위 관계자가 삼성전자 노조 측과 접촉한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 노사가 다시 대화에 나설 수 있도록 측면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14일 아이뉴스24 취재에 따르면,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전날 오후 4시경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 최승호 위원장과 직접 전화로 연락했다.
![지난 4월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정문 앞에서 열린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과반노조 공식 선언' 기자회견에서 삼성전자 지부 최승호 위원장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30162ada19acfc.jpg)
최승호 노조 위원장 "추가적으로 대화해볼 수 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이와 관련 "'(노사가) 잘 좀 했으면 좋겠다'라는 취지로 말씀해주셨고, (저는) 제도화가 중요하다는 점을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그는 또 "그전에도 경사노위랑 연락을 몇 번 했었고, 상황을 되게 잘 이해해 주시더라고요"라며 "(경사노위로부터) 압박은 없었고, 너무 대립을 하다 보면 계속 싸우게 되니까 그런 부분을 어느 정도 잘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하셨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또 '마지막으로 총파업 직전에 할 말이 있느냐'는 아이뉴스24 질문에 "제도화와 투명성이 가장 중요하니까, (사후조정에서) 중노위에도 그런 부분을 전달했다"며 "추가적으로 대화는 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경사노위 측은 이에 대해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경사노위 관계자는 "경사노위에서 공식적으로 삼성전자 노조한테 (조정, 중재) 관련해 컨택한 것은 없다"며 "(만약 경사노위에서 누군가 연락했다면) 개인적인 친분에 의해 연락한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또 "개별 노사 분규나 파업 사건 관련해서 (경사노위엔) 중재 조정을 하는 권한이 없고, (그것은) 중노위나 고용노동부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총파업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삼성전자 노사의 대화를 재개하려는 정부의 물밑 접촉은 더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김지형 경사노위 위원장은 지난 6일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 출연해 삼성전자 노사 갈등과 관련해 조정·중재 절차를 통한 해결을 권고한 바 있다. 그는 "삼성은 국민 기업이자 경제를 선도하는 기업"이라며 "파업이라는 소모적인 결과로 가기보다 객관적인 조정이나 중재 절차를 진지하게 고민해 보길 권한다"고 말했다.
노사, 17시간 밤샘 협상 끝 새벽 결렬…DS 특별성과급안에 DX 반발
삼성전자 노사의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사후조정은 지난 11~12일 이틀간 28시간 넘는 마라톤 협상 끝에 결국 결렬됐다. 성과급 제도 개편을 둘러싼 입장차를 끝내 좁히지 못하면서다.
노사는 지난 11일 오전 10시부터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노위에서 1차 사후조정을 진행한 데 이어, 12일 오전 10시부터는 2차 사후조정에 들어갔다. 2차 회의는 자정을 넘겨 17시간 가까이 이어졌지만 결국 13일 새벽 2시 50분경 최종 결렬됐다.
![지난 4월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정문 앞에서 열린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과반노조 공식 선언' 기자회견에서 삼성전자 지부 최승호 위원장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d37f486af72fdc.jpg)
노조 측에 따르면 중노위 조정안 초안에는 반도체(DS)·완제품(DX)부문 모두 현행 경제적부가가치(EVA) 기반 초과이익성과급(OPI) 체계와 상한 50%를 유지하되, DS부문에 한해 특별경영성과급을 추가 지급하는 방안이 담겼다. DS부문이 올해 매출·영업이익 국내 1위를 달성할 경우 OPI 초과분 영업이익의 12%를 특별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는 구조다.
반면 노조는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상한선을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 위원장은 "조정안은 오히려 퇴보했다"며 수용을 거부했다. 그는 이후 조합원 공지를 통해 "회사는 DX부문은 상한 폐지를 할 생각이 없다는 것이 조정안에서 드러났다"며 "DX는 체크오프(급여 자동 공제) 유예 등을 할 예정이니 이해해주면 감사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이례적으로 별도 입장문을 내고 노조 책임론을 제기했다. 삼성전자는 "정부가 어렵게 마련한 사후조정이 노조의 결렬 선언으로 무산됐다"며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노조가 경영실적에 따른 유연한 제도화를 거부하고 경직된 제도화만 고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조정안 초안에서 DX부문이 사실상 제외되면서 내부 반발도 커지고 있다. DX 직원들이 주축인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은 전날 전영현 DS부문장 부회장과 노태문 DX부문장 직무대행 사장, 초기업노조 등에 공문을 보내 "회사와 교섭대표 노조 모두 특정 부문 조건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DX부문 직원 처우는 고려하지 않았다"고 반발했다.
현재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공투본)는 초기업노조·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동행노조 등 3개 노조 체제로 운영돼왔지만, 동행은 지난 4일 이탈한 상태다. 전삼노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인근 천막 시위를 둘러싼 내부 이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무총리·부총리·노동장관 대화 강조…긴급조정권 변수 부상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정부 개입 수위도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삼성전자 노조는 오는 21일~다음 달 7일 총 18일간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노조 측은 현재까지 총파업 참여 인원을 최소 4만명~5만명 수준으로 보고 있다.
노조는 총파업 첫날인 21일 서울 한남동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앞 집회와 5개의 DS 사업장 집회 등을 병행할 계획이다. 노조 측은 이 회장 집회 자택 앞 집회 운영 인력으로 약 550명 수준을 투입할 예정이다. 반면 주주단체들도 맞불 기자회견과 집회에 나서며 여론전이 격화하는 분위기다.
![지난 4월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정문 앞에서 열린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과반노조 공식 선언' 기자회견에서 삼성전자 지부 최승호 위원장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c42cc0ff54fcd9.jpg)
정부도 공개적으로 대화 재개를 촉구하고 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전날 유튜브 인터뷰에서 "밤을 새워서라도 협상을 이어가야 한다"며 "정부 사후조정에는 기한이 없는 만큼 자율교섭 역시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파업까지 가지 않도록 물밑·공개 협상을 모두 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같은 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파업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며 "정부는 끝까지 협상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석 국무총리 역시 관계장관회의에서 "어떠한 경우에도 파업으로 이어지지 않게 하라"고 지시했다.
![지난 4월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정문 앞에서 열린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과반노조 공식 선언' 기자회견에서 삼성전자 지부 최승호 위원장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79c905aad7c0be.jpg)
현재 남은 핵심 변수는 법원의 가처분 판단과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 여부다. 삼성전자는 노조의 생산시설 점거와 안전보호시설 운영 방해 등을 막아달라며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상태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아이뉴스24와 통화에서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파업은 즉시 중단되고 30일간 쟁의행위가 금지된다"며 "조정은 거부할 수 있지만 중재는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만큼 굉장히 강력한 제도"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 반도체는 국가 경제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파업이 현실화되면 정부 부담도 상당할 것"이라며 "반도체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경우 긴급조정권 요건 충족 여부 자체가 핵심 논쟁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권서아 기자([email protected]),황세웅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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