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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사, 중노위 조정도 합의 결렬...쟁의 수순(종합)


노조 "성과급 제도 투명화, 상한 폐지" 요구
사측 "OPI 50% 상한 유지…DS는 특별보상"

[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삼성전자 노사가 지난 3일 밤 늦게까지 진행된 중앙노동위원회 2차 조정회의에서도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조는 "기존 공동교섭단 체제를 ‘노조 공동투쟁본부’로 전환하고 쟁의권 확보 절차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자율적인 집중교섭과 중앙노동위원회 조정회의에서도 노사가 합의에 이르지 못한 까닭은 성과급 산정에 대한 양쪽의 시각차가 컸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노조동행 등 삼성전자 내 3개 노조가 꾸린 공동교섭단이 지난해 12월 11일 기흥캠퍼스 나노파크에서 사측을 만나 임금교섭 요구안을 전달했다. 2025.12.11 [사진=전삼노]

사측, OPI 50% 상한 고수

이번 조정회의에서 노조 공동교섭단은 초과이익성과급(OPI) 50% 상한 폐지와 성과급 산정 구조 공개를 핵심 요구로 제시했다.

사측은 OPI 50% 상한은 유지하되, 재원 산정 방식에 대한 선택권을 부여하는 안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상반기 중 경제적부가가치(EVA·Economic Value Added) 20% 또는 영업이익 10% 기준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는 구조다.

공동교섭단은 이에 대해 "우리가 그동안 요구한 성과급 제도의 투명화, 상한 폐지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특별보상·임금 6.2% 인상 제시

노조가 이날 공개한 사측의 제시안에는 △반도체 특별보상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적자 개선도에 비례한 OPI 최대 25% 지급 △임금 인상률 6.2% 등이 담겼다.

반도체 사업을 맡고 있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 올해 매출·영업이익 국내 업계 1위 달성을 조건으로, 영업이익 100조당 OPI 100% 수준의 특별포상금을 기존 OPI 50%와 별도로 추가 지급하는 방안이다.

시스템LSI(S.LSI)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부에도 적자 개선도에 비례해 OPI 최대 25%를 지급하겠다는 안도 포함됐다.

임금 인상률은 총 6.2%로, 기본 인상 4.1%와 성과 인상 2.1%를 합산한 수준이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별도 제시안에 포함된 주거안정 지원 제도다.

근속 1년 이상 무주택 직원이 실거주 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하거나 전세계약을 체결할 경우 회사가 1억에서 최대 5억원까지 지원하고, 연 1.5% 금리로 10년 분할상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최대 5억원 저리 대출과 자사주 20주 지급 등은 이례적으로 우호적인 조건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전자 DSR 전경 [사진=권서아 기자]

'최대 5억 저리 대출'까지 거절한 노조의 '투명화' 요구

노조가 복지·보상 확대안보다 성과급 제도 투명화를 앞세운 배경에는 EVA 제도에 대한 누적된 불신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EVA는 세후영업이익에서 자본비용을 차감해 산출하는 내부 수익성 지표다. 자본비용 산정 방식과 목표치, 가중치 등은 회사 내부 기준에 따라 정해진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EVA 목표 설정 방식과 자본비용 반영 구조가 충분히 공유되지 않아 성과급 규모를 사전에 예측하기 어렵다는 불만이 이어져왔다.

실적이 개선됐음에도 체감 보상이 낮았다는 인식도 일부에서 제기돼왔다.

SK하이닉스가 성과급 재원과 산정 구조를 비교적 구체적으로 공개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정비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성과급 산정 근거를 명확히 알고자 하는 조직 문화 변화와 외부 비교 사례가 맞물리면서, 이번 교섭에서 ‘상한 폐지’와 ‘산식 공개’ 요구가 전면에 부상했다는 해석이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도 이번 요구에 힘을 실은 요인으로 거론된다. 고대역폭 초고속 메모리(HBM) 수요 확대 등으로 실적 반등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호황기에 앞서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협상은 보상의 크기가 아니라, 보상 기준에 대한 신뢰 문제에서 접점을 찾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쟁의권 확보할 것" 파업까지 남은 절차는

노조는 조정 중지에 따라 쟁의권 확보 절차에 돌입하겠다는 방침이다. 공동교섭단은 합의 결렬 후 "현시간부로 공동교섭단을 공동투쟁본부 체제로 전환하고 쟁의권 확보 절차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공동투쟁본부는 4일 쟁의대책회의를 열고 관련 절차에 대한 최종 점검을 실시한다. 오는 5일에는 라이브방송을 통해 조정중지 사유와 쟁의찬반투표를 포함한 계획을 조합원들에게 공표할 계획이다.

현행 노동관계법상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이 중지되면 노조는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쟁의행위에 나설 수 있다. 조합원 과반수 투표와 투표자 과반수 찬성을 얻을 경우 합법적 파업이 가능하다.

다만 실제 파업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추가 교섭 가능성과 내부 여론에 달려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지은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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