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소진 기자] "가격 경쟁력 만큼 중요한 것이 보안이다. 인공지능(AI) 활용의 이점보다 데이터 유출 피해가 훨씬 클 수 있다."
글로벌 시장을 강타한 중국발 저가 인공지능(AI) '딥시크'의 국내 신규 다운로드가 개인정보 유출 우려로 중단된 가운데, 아이뉴스24는 21일 AI 스타트업 달파의 창업자 김도균 대표를 만나 딥시크의 등장과 서비스 중단 사태, 한국 AI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물었다. 그는 일련의 딥시크 사태에 대해 "저가 AI 시장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준 사례"라고 진단했다.
![김도균 달파 대표. [사진=달파]](https://image.inews24.com/v1/39df8f7af2a5a5.jpg)
2023년 1월 설립된 AI 스타트업 달파는 'AI 다이소'를 표방하며 기업 맞춤형 AI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미지 서치, 텍스트 분석, 프로모션 개인화, 유사상품 추천 등 다양한 AI 서비스를 기업의 특성과 요구사항에 맞춰 최적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김 대표는 서울대학교 수리과학부·컴퓨터공학부를 졸업하고 서울대 동문인 유선빈 비즈니스리드, 명기범 연구개발 리드, 권의진 오퍼레이션리드 등과 달파를 창업했다. 달파는 설립 1년만에 80여개 고객사와 AI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AI 엔지니어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실무형 인재 양성에도 주력하고 있다.
다음은 김 대표와의 일문일답.
딥시크 사태를 어떻게 보나.
"딥시크는 AI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바꿨다. 지금까지는 거대 자본과 인프라가 있어야만 고성능 AI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딥시크는 이런 선입견을 깼다. 미국과 OpenAI가 구축한 해자(堀字)가 한순간에 위협받게 된 것이다."
긍정적 영향도 있었나.
"그렇다. 오픈소스로 코드를 공개하면서 수많은 기업들에게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했다. 소비자들도 고성능 AI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중국의 저가 AI는 시장 경쟁을 촉진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신규 다운로드가 중단됐다.
"이번 사태는 AI시장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를 보여줬다. 바로 '보안'이다. 달파가 만난 수많은 기업들이 AI 도입을 고민할 때 가장 우려하는 게 보안 문제다. AI로 얻는 이득보다 데이터 유출로 인한 손실이 훨씬 클 수 있기 때문이다."
미중 양강 구도에서 한국 AI 기업의 생존 전략은?
"거대언어모델(LLM)개발 경쟁은 이미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선점했다. 방대한 자본과 인프라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AI 사업이 LLM 개발 경쟁만으로 결정되는 건 아니다. 우리는 실질적 비즈니스 가치 창출에 집중해야 한다. 기업별 맞춤형 AI설계 역량과 전문적인 컨설팅 역량이 핵심이 될 것이다. 결국 한국 AI스타트업이 생존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AI 솔루션의 비즈니스 적용 역량과 이를 실현할 AI 엔지니어 양성이라는 두 가지 요소가 필수적이다."
달파 역시 'AI 다이소'를 표방하며 맞춤형AI를 추구하는데
"AI 시장은 크게 △거대언어모델(LLM) △LLM 기반 범용 AI솔루션 △맞춤형 AI솔루션 등 세 분야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우리는 맞춤형 AI솔루션에 주력하고 있다. 달파는 각 기업의 데이터와 업무 프로세스에 최적화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 달파의 모든 맞춤형 AI는 실질적인 효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먼저 기술검증(PoC)를 진행하고, 고객이 효용을 느낄 경우 월 구독 형태로 계약을 맺게 된다. 이처럼 고객이 실질적인 만족을 느낄 수 있도록 맞춰나가는 것이 특징이다. 업무 환경에 맞춰 커스터마이징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구체적인 사례가 있다면?
"한 미디어 기업의 경우, 기존 숏폼 AI 서비스가 있었지만 자사의 편집 기준과 달라 맞춤형 AI를 요청했다. 우리는 그들의 업무 환경과 사용성을 고려해 솔루션을 개발했고, 결과적으로 숏폼 제작비용을 35% 절감하는 성과를 거뒀다. 현재 다른 유명 미디어 기업 2곳과도 프로젝트를 논의 중이다."
120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했는데, 향후 계획은?
"특정 업무를 보조하는 수준을 넘어 직무 자체를 대체하는 AI 에이전트 시장에 도전할 계획이다. 앞으로 많은 기업들이 AI를 '채용'하게 될 것이다. 각 기업이 자사에 맞는 인재를 뽑듯이, AI도 맞춤형으로 제작되는 게 자연스러운 흐름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올해부터 글로벌 시장 진출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미국과 일본은 AI 산업에 수십조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우리도 정부 차원의 대규모 투자와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AI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 세제 혜택, 연구개발 지원, AI 관련 법제도 정비 등을 통해 기업들이 혁신적인 AI 솔루션을 개발하고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윤소진 기자([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