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이 종반부에 접어든 가운데, '조기 대선'을 대비해야 하는 국민의힘이 물 밑에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당 지방선거·국회의원선거 공천 개입 의혹의 중심에 있는 명태균 씨가 오세훈·홍준표 등 유력 대선 주자들을 연일 저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야당도 특검법을 추진하며 압박 강도를 높이면서, 대선이 열려도 당이 제대로 힘을 못 쓰는 것 아니냐는 푸념이 나온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서울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87체제 극복을 위한 지방분권 개헌 토론회'에서 축사를 마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3bcd3204c3677d.jpg)
오 시장 측 이종현 민생소통특보는 19일 입장문을 내고 지난 2021년 3월 서울시장 후보 당내 단일화 과정 당시 오 시장에게 유리한 '미래한국연구소' 여론 조사 결과를 오 시장 캠프가 홍보했다는 MBC 보도에 대해 "단일화 과정에서 언론에 보도된 각종 여론조사를 인용해 후보자를 홍보하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라고 반박했다. '미래한국연구소'는 명태균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곳이다.
이 특보는 "캠프 홍보 담당자가 여러 여론조사 결과 중 임의로 선택해 활용한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면서 "악의적 편집으로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보도에 대해 철저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보도는 오 시장 캠프가 명 씨와의 접촉을 끊은 이후에도 미래한국연구소의 조사를 홍보에 이용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앞서 명 씨는 검찰 조사에서 지난 2021년 4월 7일 서울시장 재보선 이전 1월과 2월, 오 시장을 네 차례 만났다고 진술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오 시장 측은 '명 씨를 직접 만난 것은 2021년 1월 두 차례 뿐'이라며, 그마저도 당시 오 시장 측이 명 씨 여론조사 문제점을 지적하는 과정에서 크게 다퉈 이후 연을 끊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김영선 전 의원 회계책임자인 강혜경 씨는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네 번) 만났으니까 (명 씨가) 만났다고 하는 것"이라며 "오 시장 후원회장인 김한정 회장과 명 씨, 오 시장이 2월 중순에도 만났다. 오 시장이 (명 씨에게) '살려달라'고 읍소했다고 들었다"며 구체적 정황을 전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서울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87체제 극복을 위한 지방분권 개헌 토론회'에서 축사를 마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86f696e77ea991.jpg)
홍 시장 역시 최근 명 씨와의 연관성을 끊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서 명 씨의 이른바 '황금폰'에서 아들의 문자 메시지가 나왔다는 SBS 보도에 대해 "나는 지난 대선 경선 때 명태균 사기꾼에 의해 여론조작을 당한 피해자일 뿐"이라며 "내 아들이 명 씨에게 속아 감사 문자를 보낸 게 도대체 무슨 죄가 되고 무엇이 비난받을 일이냐"고 했다.
아들을 통해 홍 시장과 지속해서 교류를 이어갔다는 명 씨 측 주장에 대해서도 "내 아들이 명 씨에게 두 번의 문자를 보낸 것은 명 씨 밑에서 정치하던 최모 씨가 내 아들과 고교 동창이라서 그를 통해 명 씨가 하는 일방적인 주장을 사실로 믿고 감사 문자를 보낸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아들 문자메시지' 보도 이전까지는 "수만 통의 황금폰에도 내 목소리, 카톡 한 줄 없으니 민주당이 폭로할 게 없을 것"이라고 한 주장했던 홍 시장이, 메시지 공개 이후 "명 씨가 정권교체 후 김건희 여사를 팔며 실세라고 거들먹 거리기에, 전화를 받고 더러워 잘하라고 한 마디 건넨 것 딱 한 번 뿐"이라고 말을 바꾼 것은 궁색하다는 말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국민의힘대로 야당이 추진하는 '명태균 특검법'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는 눈치다. 특검법이 통과될 경우 두 대선 후보는 물론 여당 현직 의원들까지 줄줄이 수사 선상에 오를 가능성이 커, 대선을 앞두고 당이 초토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여당 의원들은 '명태균 특검법'에 대해 '정치 공세'라며 방어막을 쳤다.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는 "'명태균 특검법'은 수사 대상이 국민의힘 공천인데, 민주당의 공천에 대해서 다 들여다보고 특검을 하겠다면 여러분은 받겠나"라며 "의문이 제기되면 수사기관에서 수사하고 처벌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진우 의원도 "민주당의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대선자금으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6억 원을 받았다는 것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일언반구 얘기하지 않으면서 명태균 이슈만 들고 나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 시장과 홍 시장 외에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김문수 고용노동부장관, 한동훈 전 대표는 상대적으로 '명태균 리스크'에서 자유로운 상황이지만 당에선 이들이 각각 '좌우 확장성'이 부족하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명태균 리스크로 대선 국면에서 당이 불안한 건 사실"이라며 "본선에 두 사람 중 한 명이 올라갈 경우 대선 이후 '이재명 사법리스크' 마저 희석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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