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인공지능(AI) 사업에 뛰어든 국내 이동통신 업계가 중국 저비용 AI 딥시크(DeepSeek)의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소버린(주권) AI 가속화나 AI 시장 대중화 등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되는가 하면 중국으로의 잠재적 데이터 유출 가능성, 개인정보 보호 취약성 등에 관한 우려 목소리도 제기된다.
31일 통신업계 AI 관계자는 딥시크와 관련해 "기존의 미국 빅테크 중심이었던 AI 패권이 급변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아직 검증되는 않은 것들이 많지만 결과적으로 중국이나 한국 등 국가 간 AI 패권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버린 AI 구현이 중요한데 이를 위한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동통신 3사는 각각 글로벌 AI 컴퍼니(SK텔레콤), AICT 컴퍼니(KT), AX 컴퍼니(LG유플러스)로의 전환을 선언하고 AI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AI 개인비서 앱 에이닷을 통해 멀티 LLM 에이전트 기능을 내놨고, KT는 GPT-4o, 파이(Phi) 기반 한국적 AI 모델을 상반기 중 출시한다. 이런 상황 속 지난주 공개된 딥시크가 부상한 것이다.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중국으로의 데이터 유출 가능성 등의 문제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통신업계 관계자는 "가장 큰 우려는 중국 내 서버에 이용자의 데이터를 수집·저장한다는 점"이라고 했다. 딥시크는 이름과 생년월일, 이메일 등 개인정보는 물론 사용자가 입력한 텍스트, 이미지 등을 광범위하게 수집한다.
데이터 유출 가능성에 딥시크 접속을 차단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미 해군은 보안 문제를 이유로 딥시크 이용을 금지했다. 이탈리아도 딥시크 사용을 차단했다. 영국과 프랑스는 딥시크에 질의서를 보내거나 규제 필요성을 따져보고 있다. 사이버보안 업체 아르미스의 나디르 이즈라엘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고객사 약 70%가 딥시크 접속 차단을 요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국회에서는 우리 정부의 딥시크 대응이 미비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해민 조국 혁신당 의원 등은 “설 연휴동안 중국발 딥시크 충격파가 전 세계 산업과 경제를 뒤흔들었다”며 “그런데 대한민국 정부는 참 조용하다, 정부의 대응이 사실상 전무한 상황을 보며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딥시크는 지난 20일 AI 모델인 R1을 공개하고 개발 방식에 대한 기술보고서를 발표했다. 기술보고서에 따르면, 딥시크-V3 개발에 투입된 비용은 557만6000달러(약 78억8000만 원)이다. 이는 엔비디아의 'H800 GPU'를 시간당 2달러에 2개월 동안 빌린 비용 수준이다. 딥시크는 현재 접속자 폭주로 이틀 연속 서버 장애를 겪고 있다.
/안세준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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