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국내 연구팀이 마찰 전기 발전 소재의 성능을 13배 높인 기술을 개발했다. 500원 크기의 발전기로 LED 전구 100개를 밝힐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2030년쯤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영국) 이수연, 김태호 박사팀은 최근 연구 논문에서 자체 개발한 이온겔 전기 이중층과 내구성이 좋은 양전하 소재를 적용해 누설전류 최소화와 전력 생산 극대화, 1만회 반복 사용에도 성능 유지가 가능한 고출력 마찰 발전 소재 기술을 내놓았다.
정전기는 작고 쓸모없는 에너지로 인식되는데 운동 중에 신발과 바닥 사이의 마찰을 스마트워치 충전에 활용하는 등 소형기기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구조적으로 전류가 누설되는 한계가 있다. 출력이 낮고 반복적 마찰로 마모했을 때 성능이 떨어지는 문제도 있다.
연구팀은 마찰 소재와 전극 사이에 ‘이온 겔 전기 이중층(iEDL, Ionic Electric Double Layer)’ 소재를 추가해 전류 누설 문제를 해결하고 전력 발생량을 높였다.
‘이온겔 전기 이중층’은 전해질과 전극 표면 사이에 형성되는 두 개의 전하 층이다. 여기서는 이온성 액체를 얇게 굳힌 막을 이용해 마찰 후 생성된 전하 상태가 유지되도록 안정적으로 고정하는 역할을 맡았다.
마찰전기 발전 성능 시연에서 iEDL 소재를 적용하지 않았을 때와 비교했을 때 일정 시간 동안 생산되는 전력의 양, 즉 전력 밀도는 13배(2→26W/㎡)로 증가해 매우 효율적 발전 성능을 보였다.
이 소재는 기계적 안정성이 뛰어나 찢어지거나 구멍이 생겨도 많은 전기를 생산해 내는 높은 내구성도 가졌다. 1만회 반복 실험 결과 최대 출력 전압이 0.1V(볼트) 이내로 하락해 안정적 성능을 보였다.
4.7µF(마이크로패럿)의 소용량부터 470µF의 대용량 기기까지 충전시킬 수 있는 성능을 갖췄다. 500원 크기의 마찰발전소자 1개는 100개의 소형 LED 전구(전구 1개당 50mW)를 밝힐 만큼 충분한 전원을 공급했다. 다양한 전자기기에 적용할 수 있어 앞으로 활용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후속 연구를 통해 발생한 전기를 동시에 효율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소자 개발과 고효율 독립 전원 시스템 구축이 성공한다면 2030년쯤 실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구팀 측은 “기존 마찰전기 발전소자의 한계점인 낮은 출력전류와 내구성을 향상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영국 화학연 원장은 “기존에 연구된 마찰전기 보조 전원기술에 대한 해결책으로써 웨어러블 기기, IoT 기기, 자가전원 센서 등 활용 영역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번 논문(논문명: Ion-Impregnated Intermediate Layer for Enhancing Triboelectric Nanogenerator Performance)은 재료·화학 과학기술 분야 국제학술지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9월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정종오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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