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별사] 긴장 놓을 수 없는 액션 난투의 재미 '배틀크러쉬'

[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리니지'로 유명한 엔씨소프트의 신작 '배틀크러쉬'가 정식 출시됐다. 배틀크러쉬는 엔씨소프트가 처음으로 시도하는 콘솔 진출작으로, 닌텐도 스위치를 비롯해 스팀, 모바일 기기에서 모두 즐길 수 있는 크로스 플랫폼 게임이다.

직접 플레이해 본 배틀크러쉬는 '리니지'를 필두로 MMORPG를 줄곧 선보여온 엔씨소프트 게임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난투형 대전 액션 게임을 표방하는 배틀크러쉬는 육성 등 RPG 요소는 사실상 배제돼 즉각적인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됐다. 과금 상품도 확률형은 전면 배제돼 있고 배틀패스와 확정형 상품으로 구성됐다.

게임 내 등장하는 칼릭서(캐릭터)들은 포세이돈, 아서왕과 같이 신화나 고전에 등장하는 영웅을 모티브로 제작돼 직관적인 편이었다. 흥미로운 건 야구팀 엔씨 다이노스의 마스코트 '단디'와 '쎄리'가 등장한다는 사실이다. 판타지 세계관에서 야구공을 뿌리며 공격하는 쎄리를 보면 이 게임이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지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었다.

모드도 다양하다. 최후의 1인이 남을 때까지 경쟁하는 배틀로얄, 아군 말고는 모두가 적인 난투, 1대1 진검승부를 벌이는 듀얼 등이 구현돼 있어 이 중 하나를 택해 즐기면 된다. 모든 모드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맵 일부가 파괴돼 전투를 벌이는 무대가 좁아져 종국에는 난전을 피할 수 없다는 공통점이 있다.

가장 손쉽게 배틀크러쉬를 배울 수 있는 모드인 1대1 듀얼을 주로 플레이해 봤다. 칼릭서를 택하고 나면 게임이 시작되며 상대와 진검 승부를 벌이게 된다. 이 게임의 맵은 생각보다 좁은 편이라 자칫 실수하면 물에 빠지거나 낭떠러지로 추락해 장외 패를 당하기 일쑤였다. 설령 장외 위기에 몰리더라도 재빨리 점프를 해주면 안전지대로 되돌아올 수 있어 긴장을 놓치면 안 된다.

칼릭서는 크게 원거리와 근거리로 나눌 수 있는데, 원거리 칼릭서는 선제공격을 펼칠 수 있지만 일단 접근을 허용하면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얻어맞는 등 장단점이 명확했다. 회피기술로 전장을 이탈할 수도 있지만 쿨타임이 존재해 남발은 못 한다. 적의 공격은 무빙으로 피하고 내 공격은 적중시키는 순도 100%의 컨트롤이 요구된다.

배틀로얄 모드의 경우 그간 출시된 여러 배틀로얄 장르를 즐겨 했다면 즉각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다. 시시각각 좁아지는 넓은 전장을 무대로 맵 곳곳에 배치된 장비들을 파밍하며 능력치를 키우고 적과 교전하는 방식이다. 아무리 길어도 10분 안팎이면 한판이 끝나기 때문에 지루함이 덜했다.

이처럼 배틀크러쉬는 입문하긴 쉬워도 마스터하기 위해서는 노력이 요구되는 형태의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초보 수준에서야 아무 칼릭서를 선택해도 무난하게 이기지만 중수 레벨에 들어서려면 등장하는 모든 칼릭서의 스킬과 공격 범위 등을 외워야 하는 등의 숙련도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물론 재미를 붙이고 게임을 하다 보면 이러한 요소는 자연스레 암기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배틀크러쉬에서 흘러나오는 BGM의 멜로디가 왠지 익숙해 가만히 듣다 보니 오페라 등으로 유명한 '네순 도르마'를 리믹스한 음악이었다. 찾아보니 개발진은 네순 도르마를 비롯해 베토벤 교향곡 제5번, 발퀴레의 기행 등 클래식 명곡을 리믹스해 게임에 삽입했다. 배틀크러쉬를 특정 마니아만 즐기는 게임이 아닌 대중적인 게임으로 만들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한 개발진의 의도가 읽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