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시은 기자] 코오롱이 4세 경영 체제를 본격화한다. 기존 석유화학 산업 등이 불황을 겪으며 한계에 봉착한 가운데, 오너일가 책임 경영을 통해 미래 신사업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그룹은 28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웅열 명예회장의 장남인 4세 이규호 전략 부문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코오롱그룹뿐 아니라 코오롱인더스트리와 코오롱글로벌의 사내이사로도 신규 선임됐다.
이로써 이 부회장은 기존 코오롱모빌리티를 포함해 4개사의 경영에 참여하게 됐다. 앞서 작년 11월 정기 임원 인사에서는 신임 상무보 12명을 40대로 선임하며 조직 전반적인 세대교체도 이뤄졌다.
이러한 체질 개선의 배경에는 신성장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 주요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진행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이 강력한 그립을 쥐게 됐지만, 앞날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작년 코오롱그룹은 전반적인 저성장 기조와 업계 불황으로 실적이 악화했다. 코오롱그룹의 작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029억원으로 전년 대비 67.6% 감소했다. 주요 계열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와 코오롱글로벌도 마찬가지.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영업이익은 1576억원으로 전년 대비 35% 줄었다. 코오롱글로벌의 경우 영업이익 128억원으로 92.33% 급감했다.
이 부회장의 어깨가 무거운 데는 재무 건전성 문제도 있다. 2023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코오롱그룹의 현 부채총계는 약 3조9208억원으로 부채비율은 299.18%이다.
일반적으로 기업 부채비율은 200%를 넘을 경우 위험한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차입금 의존도 역시 전년 대비 4.4% 증가한 43.5%로 통상 안정적이라고 보는 30%를 벗어난 수준이다. 이처럼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이 부회장의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그룹 안팍에서는 희망적인 관측이 나온다. 다른 주요 계열사들이 부진한 성적을 낸 것과 달리, 이 부회장이 이끈 코오롱모빌리티는 작년 성과를 내며 좋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코오롱모빌리티는 연결기준 매출 2조4030억원, 영업이익 394억원의 호실적을 달성했다.
코오롱그룹 전반을 보면 고부가가치·친환경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기조가 뚜렷하다. 그룹 차원에서는 수소 생산과 저장, 운송, 발전 등 밸류체인을 구축해 신성장 동력으로 삼는다는 청사진을 발표한 바 있다.
계열사별로는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차세대 신소재 아라미드를 증설했다. 건설 부문인 코오롱글로벌은 신재생에너지 사업 부문을 지속 투자하고 있다. 코오롱의 4세 경영이 그룹의 이같은 변화를 강력하게 추동해낼지 재계의 이목이 모아지고 있다.
/이시은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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