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소변에 거품이 많이 보이면 뭔가 불안한 기분이 든다. 혹시 나도 ‘단백뇨’인가라는 의심이 들 때가 있다. 건강한 사람도 소변을 통해 단백질을 배출한다. 일시적으로 소변에 거품이 생길 때도 있어 무조건 걱정할 일은 아니다. 다만 단백뇨는 콩팥질환의 시작이어서 주의해야 한다.
소변에는 소량의 단백질이 있어 거품이 생긴다. 단백질이 많은 달걀흰자를 휘저으면 거품이 생기는 것과 같은 원리다. 눈으로는 소변 거품이 단백질로 인한 것인지 식별하기 어렵다.
전에 보이지 않던 소변 거품이 매번 보이거나 점차 시간이 갈수록 많아진다면 소변에 단백질 농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의심해 볼 수 있다. 아침 소변에 나오는 거품은 정상인데 오후 소변에도 많은 거품이 보인다면 단백뇨를 의심해야 한다.
무엇보다 수분을 충분히 섭취했는데도 거품이 지속할 때는 단백뇨일 가능성이 크다. 보통 하루 150g 이하의 단백질이 소변으로 배설된다. 운동을 심하게 하거나 감기에 걸리면 단백질이 정상적으로 하루 300g까지 배설될 수 있다.
물을 적게 마시거나 설사와 구토로 몸에 수분이 부족해져도 소변에 수분이 감소하면서 단백질은 정상인데 상대적으로 단백질 농도가 높아져 거품이 생길 수 있다.
아침 첫 소변 또한 밤새 신장이 소변을 농축시켰기 때문에 거품이 더 잘 관찰된다. 신장 내 소변의 정수기 필터인 ‘사구체’가 손상되면 하루 300g 이상의 단백질이 소변에서 배출되면서 눈에 띄게 거품이 많이 생긴다.
단백뇨를 확인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육안보다는 약국에서 ‘소변 스틱’을 구매해 알아볼 수 있다. 소변 스틱을 통해 단백뇨뿐 아니라 백혈구, 적혈구, 지방 분해 관련 부산물인 케톤 등 신장 건강의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스틱에 소변을 살짝 묻히면 된다. 소변의 농축 여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검사 결과 단백뇨가 의심되면 병원을 찾아 검사받는 것이 좋다. 병원에서는 소변 내 단백질을 직접 검사하기 때문에 가장 정확하다.
병원에서는 소변 내 단백질뿐 아니라 소변을 통해 일정한 양이 배설되는 크레아티닌을 같이 검사한다. 소변이 농축되거나 희석돼도 크레아티닌을 기준으로 단백뇨 양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다.
단백뇨를 예방하려면 신장을 오랜 기간 건강하게 유지해야 한다. 정상인도 40대 이후부터는 매년 사구체여과율이 1mL/min/1.73㎡ 가량 노화로 인해 감소한다. 신장 기능 저하의 원인이 되는 당뇨병, 고혈압이 있으면 더 빠르게 신장 기능이 떨어진다.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혈압, 당뇨병 등이 장기간 지속하면 혈관이 손상되고 신장에도 문제를 일으켜 단백뇨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단백뇨 치료는 당뇨병이나 고혈압의 원인이 되는 ‘혈당, 혈압 관리’가 우선이다.
평소 고혈압이나 당뇨병을 앓고 있는 경우, 환자의 소변에 거품이 많아지면 단백뇨가 증가했는지를 꼭 확인해야 한다. 당뇨병, 고혈압이 없는 경우 일시적으로 소변에서 거품이 나온다고 해서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갑자기 혈압이 상승해 증가한 거품뇨, 없던 부종이 동반되는 거품이 관찰되는 경우 사구체신장염을 의심할 수 있다. 사구체신장염의 경우는 먼저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상호 강동경희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단백뇨, 혈뇨와 함께 신장 손상을 유발하는 사구체신장염의 종류는 수십 가지나 되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며 “질환별로 치료법이 달라질 수 있어 평소보다 거품이 많다고 느껴지면 소변 스틱 검사와 함께 병원에서 진료받는 것이 콩팥 건강을 지키는 길”이라고 조언했다.
/정종오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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