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지금 1999년 닷컴 붐 당시와 비슷한 파티를 치르고 있다?"
블룸버그의 칼럼니스트인 윌리엄 페섹 2세(William Pesek Jr)가 최근의 중국 투자 열기에 대해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페섹 2세는 15일 블로버그에 게재한 '중국의 인터넷 붐이 매우 익숙해 보인다(China's Internet Boom Looks Very Familiar)'는 칼럼을 통해 중국 인터넷 붐이 1999년 당시와 상당히 흡사하다고 주장했다.
◆ '바이 차이나' 열풍
중국 인터넷업체들은 요즘 최고의 투자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야후의 알리바바닷컴 투자와 중국 최대 검색업체인 바이두닷컴의 나스닥 입성.
야후는 최근 중국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닷컴 지분 40% 인수를 위해 10억 달러라는 거액을 투자했다. 야후의 알리바바닷컴 투자에 대해서는 '지나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종업원 2천300명에 지난 해 매출 4천600만 달러에 불과한 전자상거래업체 지분 40%를 얻기 위해 10억 달러를 투자한 것은 분명 적은 액수는 아니다. 하지만 야후는 13억 명이라는 거대 시장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나스닥에 성공적으로 입성한 바이두닷컴은 더 극적인 사례. 주당 27달러에 기업공개(IPO)를 단행했던 바이두닷컴은 나스닥 거래 첫날 350% 상승하면서 122.54달러로 마감했다.
이 같은 상승률은 미국에서 닷컴 거품이 꺼진 지난 2000년 이래 최고 수준이었다. 현재 바이두닷컴은 시장 가치 50억 달러의 엄청난 투자 대상으로 굳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윌리엄 페섹 2세는 이 같은 중국 투자는 이 시장의 잠재력을 감안하면 충분히 이해할만하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현재 중국은 인터넷 보급률이 10%를 밑돌면서도 사용자 수가 1억명에 달한다. 현재 수치만으로도 미국 인터넷 사용자의 절반 수준이다.
아마존, 이베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경쟁적으로 중국 파트너 물색에 나서고 있는 것도 바로 이 같은 잠재력 때문이라는 것이다.
중국의 경제 성장률 역시 투자자들을 유혹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 경제는 지난 2분기에 9.5%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소매 시장 역시 지난 7월에는 12.7%가 늘었다.
게다가 원자바오 총리가 중국 경제 성장률 제고를 위해 소매시장 육성과 수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 역시 외국 기업들에겐 투자 욕구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야후가 알리바바닷컴에 투자할 때도 이 같은 점을 염두에 두었을 것이다. 알리바바닷컴의 적은 매출 규모 대신 1천400만 사용자를 높이 평가한 것 역시 같은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다.
◆ "1999년 당시와 비슷"
하지만 바로 이 같은 점이 1990년대 말 미국을 강타했던 '묻지마 닷컴 투자' 당시와 유사하다는 것이 윌리엄 페섹 2세의 주장이다. 당시 닷컴 투자자들은 매출 같은 확실한 요인 대신 '클릭수' '순 방문자' 등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 때는 이 같은 투자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사람들은 구경제의 패러다임에 깊숙이 젖어 있는 사람으로 매도당했다.
페섹 2세는 이 같은 관점에서 야후의 알리바바닷컴 투자가 몇 가지 위험 요인을 안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중국 정부의 인터넷 검열 정책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 마디로 예측을 불허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중국 온라인 광고 시장은 아직 성숙하지 않은 상태라는 점 역시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다 중국 소비자들이 관연 웹 서비스에 대해 기꺼이 지갑을 열 자세가 되어 있느냐는 것도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 같은 이유들을 들어 중국 투자에 신중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사실 최근 몇 년동안 '골드 러시' 때 같은 투자 심리가 다국적 기업들의 경영진 사이에 조금씩 스며들기 시작했다. 저임 노동의 매력에 매료된 이들은 장애물 같은 것들은 그냥 돌파해 버리려는 심산이다.
이에 따라 현재 중국 은행에는 수 천억 달러에 달하는 악성 채권으로 가득하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애널리스트들은 또 중국 경제 과열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엄청난 호황에 직면한 지금 중국 공산당은 지금 유례없는 목표를 성취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사회 안정을 위해 수 첫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한편, 인플레이션 방지를 위해 성장을 억제해야 하는 부담까지 떠안고 있다.
◆ 약속의 땅인가? 아니면 단순한 거품인가?
페섹2세는 "그렇다고 해서 야후의 알리바바닷컴 인수가 성과를 거두기 힘들 것라는 얘기는 아니다"고 주장했다. 야후는 이미 일본에서 자신들의 실력을 입증한 바 있다. 또 중국의 엄청난 잠재력을 감안하면 그 곳에 투자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위험요인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투자자들은 1999년과 2000년초의 닷컴붐과 이들의 비참한 몰락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로선 중국 투자에 대해 아무 것도 확실하게 얘기할 수 없지만, 적어도 그 부분만은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중국 경제는 1990년대 닷컴 붐 당시와 상황이 비슷해 보인다. 잠재력은 무한해 보이며, 그 잠재력은 보지 못하는 사람은 바보이거나, 몰락해가는 공룡처럼 생각된다.
과연 중국 인터넷 붐이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처럼 약속의 땅일까? 아니면 무참하게 사그라들 '환상'에 불과할까?
중국 인터넷업체들을 향한 투자 열기가 치솟고 있는 가운데, 1999년과 2000년 당시의 닷컴 붐과 몰락을 경험한 투자자들은 한번쯤은 당시의 경험을 떠올려야 할 것 같다.
김익현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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