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권용삼 기자] 애플이 다음주 새 플래그십 스마트폰 '아이폰 15' 시리즈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IT 기기 수요 감소에 상반기 부진한 실적을 거둔 K-부품업계가 하반기 '애플발' 호재로 실적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오는 1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본사 애플 파크에서 '애플 스페셜 이벤트' 행사를 개최하고 온라인으로 생중계할 예정이다.
애플이 이번 행사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으나, 통상 매년 9월 '애플 이벤트'를 통해 신규 아이폰 모델을 공개한 만큼 '아이폰 15' 시리즈를 비롯한 하반기 신제품 공개가 유력한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2억7200만 대로 나타났으며, 상반기 기준 출하량은 5억2200만 대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10년간 가장 낮은 수치다.
이러한 스마트폰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아이폰'의 대기 수요는 꾸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아이폰 15' 시리즈 세트 출하량 목표치를 약 8700만 대로 최종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작인 '아이폰 14' 시리즈의 출하량 목표치(9000만 대)와 비교해 다소 감소했지만 업계에선 업황 부진 속에서 견조한 수치라는 평가다.
KB증권은 올해 3분기 '아이폰 15' 생산량이 2600만 대, 4분기에는 6100만 대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 가운데 일반 모델이 34%(2958만 대)를, 프리미엄인 프로 모델이 66%(5742만 대)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했다.
'아이폰 15'의 흥행 여부에 따라 애플향 부품 공급 비중이 높은 업체들의 하반기 실적도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애플에 아이폰용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LG이노텍은 앞서 올해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94% 감소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아이폰 14' 시리즈가 생산차질 및 수요 부진 등을 겪으면서 LG이노텍의 전체 매출 가운데 80%를 차지하는 '광학솔루션사업부'의 매출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LG이노텍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애플향 제품의 비중이 높은 광학솔루션사업부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81.8% 줄어든 757억원을 기록했다. 또 광학솔루션사업부의 공장 가동률은 37.5%로 2019년(25.9%)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만 이번 '아이폰 15' 시리즈 출시를 계기로 LG이노텍이 하반기 실적 반등 모멘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실제 LG이노텍은 이번 '아이폰 15'부터 기존 카메라 모듈뿐만 아니라 '폴디드줌' 카메라 모듈과 '폴디드줌 손떨림방지(OIS) 액추에이터' 등을 추가로 공급하면서 판가 상승 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는'아이폰' 효과가 본격화되는 4분기 LG이노텍이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의 올해 4분기 영업이익은 6002억원으로 분기 최대를 기록할 것"이라며 "하반기 영업이익은 84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세트 기준 7850만 대의 출하량을 전망하며 4분기에 79%의 물량이 집중 출하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전작에 이어서 프로·프로맥스의 출하 비중이 늘어나 공급 비중이 높은 LG이노텍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아이폰 15' 시리즈에 들어가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수혜도 기대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 패널 매출은 '아이폰 15' 공급 점유율이 2배 확대되며 전년 대비 5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특히 LG디스플레이 실적은 올 4분기 2022년 1분기 이후 7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이 예상된다"고 예측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아이폰 15' 시리즈 전 모델, 전체 패널 물량의 59%를 공급하기로 한 만큼 실적 수혜가 예상된다.
IBK투자증권은 3분기 삼성디스플레이의 소형 디스플레이 부문 매출이 전 분기 대비 25.7%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일각에선 미·중 갈등으로 중국 정부가 최근 정부 기관 공무원들에게 아이폰 금지령 일명 '한아령'을 내린 것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의 전체 매출 가운데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다.
앞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현지시간) 최근 중국 정부가 공무원들에게 애플 아이폰을 비롯한 외국 업체 기기를 업무용으로 사용하거나 사무실에 가지고 오는 걸 금지한다는 지침을 내렸다고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어 블룸버그통신도 7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아이폰 금지령을 국영 기업과 다른 공공기관으로 광범위하게 확대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애플 주가는 6일 3.6% 떨어진 데 이어 7일에도 2.92%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틀간 줄어든 시가 총액 규모는 약 253조원에 달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 중국 정부의 조치로 고객사의 물량 조절 등의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다"며 "다만 갈등이 확대·장기화될 경우 충분히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 아이폰 연간 판매 물량이 약 4500만 대인데 중국 정부기관이 차지하는 비중이 채 50만 대 미만에 불과하다"며 "아이폰 금지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권용삼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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