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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삼성 아픈 손가락 '엑시노스' 다시 살아날까…노태문 선택에 쏠린 눈


성능 논란 후 고가 '갤럭시폰'서 제외…점유율 하락 속 '갤S23 FE'에 탑재될 지 주목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미국 퀄컴에 '갤럭시' 프리미엄폰 두뇌 자리를 모두 빼앗긴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에 '엑시노스'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시장에서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 사장 [사진=삼성전자]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에서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MX사업부는 올 하반기 출시될 '갤럭시S23 FE'에 '엑시노스 2200'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초 출시 예정인 차세대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4' 시리즈에도 '엑시노스' 탑재가 유력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단 삼성전자의 준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인 '갤럭시S23 FE' 시리즈의 출시는 임박한 상태다. BIS(Bureau of Indian Standards) 인증 웹사이트에 따르면 이 제품은 SM-S711B/DS 모델 번호로 등록돼 인도 출시는 확실 시 됐다. '갤럭시S23 FE'의 AP는 출시 지역에 따라 퀄컴 '스냅드래곤8 1세대'나 삼성 '엑시노스 2200'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 사장은 지난달 28일 열린 '갤럭시 언팩' 기자간담회에서 '갤럭시S23 FE' 출시 관련 질문에 "신제품 출시 계획 발표는 따로 자리를 마련하겠다"며 노코멘트했다. 하지만 인도뿐 아니라 북미 지역에서도 SM-S711U 모델 번호로 최근 WPC 인증을 통과했고, 실기 사진도 유출돼 제품 출시는 기정 사실화됐다. 저스틴 흄 삼성 남아공 모바일 담당 부사장도 미국 IT 매체 안드로이드오쏘리티와의 인터뷰에서 '갤럭시S23 FE'가 곧 출시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AP 시장서 점유율 절반 '뚝'…미디어텍에도 밀려

'갤럭시S23 FE'가 이르면 3분기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엑시노스'의 점유율도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AP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4%에 그쳐 전 분기(8%)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21년 4분기(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업계에선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에서 만드는 AP '엑시노스'가 '갤럭시S23' 시리즈와 폴더블폰인 '갤럭시Z5' 시리즈, 태블릿 PC인 '갤럭시탭S9' 등에 탑재되지 않은 것이 큰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실제 삼성전자 MX사업부가 올해 출시한 프리미엄폰과 태블릿 PC에는 퀄컴의 '스냅드래곤8 2세대'만 전량 탑재됐다.

이 탓에 '엑시노스'의 자리를 빼앗은 퀄컴은 점유율이 큰 폭 증가해 전분기 대비 9%p 늘어난 28%까지 치솟았다. 점유율 1위는 보급형 AP를 주력 제품으로 삼는 미디어텍(32%)이 차지했고, 애플(26%)과 중국 유니SOC(8%)는 각각 3위, 4위에 올랐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관계자는 "삼성전자 '엑시노스'는 삼성전자가 인소싱과 중국 ODM 아웃소싱의 스마트폰 포트폴리오 전략을 다시 재정비하면서 점유율이 4% 그쳤다"며 "그 결과 미디어텍과 퀄컴이 중가 4G, 5G부터 플래그십 모델까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영역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 '엑시노스 2200' [사진=삼성전자 ]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서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엑시노스'의 올해 1분기 점유율은 6.8%로, 미디어텍(37.0%), 퀄컴(30.1%), 애플(16.3%), 유니SOC(8.7%)에 이어 5위에 그쳤다. 2분기 역시 '엑시노스 1330'을 탑재한 '갤럭시A14', '갤럭시M14' 등이 출시됐음에도 전분기 대비 0.3%p 밖에 오르지 않은 7.1%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점유율 하락과 스마트폰 시장 침체기 여파로 실적 역시 좋지 않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분기 실적과 관련해 "시스템LSI는 모바일용 부품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고객사 재고 조정으로 실적 개선이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중저가 스마트폰 비중을 확대하며 원가절감을 위해 윙텍, 화친 등 중화권 제조자개발생산(ODM) 물량을 늘린 것이 '엑시노스' 부진의 원인"이라며 "MX 사업부 역시 가격경쟁력 향상을 위해 미디어텍 AP를 본격 도입하면서 '엑시노스'의 입지가 좁아졌다"고 밝혔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해 1월 공개된 '갤럭시A12'에 미디어텍 AP '헬리오P35'를 적용해 눈길을 끌었다. '갤럭시A12'의 지난해 출하량은 5천180만 대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스마트폰으로 이름을 올렸다. 덕분에 미디어텍이 글로벌 AP 시장에서 연간 점유율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최근 스마트폰 생산량 조정에 나서면서 AP 시장도 다소 주춤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MX사업부가 올해 '갤럭시폰' 생산량을 총 2억9천100만 대로 잡았다가, 최근 2억3천500만 대로 하향 조정했다"며 "하반기에도 보수적인 생산 기조가 지속되면서 AP 시장도 다소 영향을 받을 듯 하다"고 말했다.

퀄컴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이 언제 회복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며 "소비자는 여전히 구매에 신중하기 때문에 연말까진 재고 감소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계현 사장 취임 후 줄곧 '부진'…노태문 "최고 AP 적용할 것"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도 업계에선 '엑시노스'가 '갤럭시S23 FE'와 '갤럭시S24' 시리즈에 탑재될 가능성이 높아 삼성전자 AP 사업이 다시 살아날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노 사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엑시노스'를 탑재할 것이란 것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

노 사장은 "칩셋 전략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일관성 있게 유지하고 있다"며 "해당 연도에 최적의 솔루션을 적용할 수 있는 전략 파트너사와 협력하고 이를 지역별 특성에 맞춰 활용한다는 기본 방침"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면서 "어느 회사와 어떻게 언제까지 협업한다기보다는 파트너들과 선행 개발해서 최고의 AP를 플래그십 모델에 적용하는 것이 철학"이라고 덧붙였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 사장 [사진=뉴시스]

최근 미디어텍이 프리미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도 불안 요소다. 미디어텍은 과거 중국 중저가 스마트폰에 보급형 칩셋을 공급하며 시장 점유율을 키워왔는데, 2019년부터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적용되는 '디멘시티 9000'을 출시하며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TSMC의 4나노 공정을 활용해 2021년 11월 출시한 '디멘시티 9000'은 성능 측정 결과 퀄컴의 '스냅드래곤8 1세대' 등 주요 팹리스의 최신 모바일 AP보다 우위를 나타냈다.

업계 관계자는 "경계현 사장이 DS부문장으로 취임한 이후 시황 부진 여파도 있지만 제품 하자 등의 문제로 삼성전자가 AP 사업에서 제대로 된 성적을 내지 못했다"며 "삼성전자가 성능 저하, 발열 등의 논란을 겪은 '엑시노스 2200'을 개선해 '갤럭시S23 FE'에 탑재하면서 자존심 회복과 재고 소진 효과를 누릴 수 있을 지 주목된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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