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두산 베어스가 구단 역사상 최다 연승 기록을 마침내 경신했다. 두산은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홈 경기에서 8-5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연승을 11경기째 늘렸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이로써 팀 역사상 정규시즌 11연승을 거둔 첫 사령탑이 됐다.
두산은 앞서 지난 2000시즌 김인식 감독, 2017년 김태형 감독(현 SBS스포츠 야구해설위원)이 각각 10연승을 기록했다. 이 감독은 팀 지휘봉을 잡은 첫 시즌 이를 뛰어넘었다.
이 감독은 경기 후 현장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방송 그리고 취재진 인터뷰를 하니 조금은 11연승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경기 후 선수들과 손바닥을 마주치며 세리머니를 할 때 실감이 나더라"고 말했다.
구단 최다 연승을 기록을 썼지만 이 감독은 여전히 덤덤했다. 그는 "선수들이 잘해서 거둔 연승"이라고 했다. 앞서 10연승을 거둔 두 감독과 견줘 대단한 성과라는 얘기에는 "아니다. 아직은 절대 그렇지 않다. 조금씩 좋아지는 과정이라고 본다"고 신중하게 말했다.
이겼지만 롯데에 경기 막판 추격을 허용한 부분은 이 감독에겐 고민이다. 그는 이날 경기 전 "올스타 휴식기 이후 후반기 첫 3연전 일정에서 한 경기 밖에 치르지 못해 경기 감각 특히 투수쪽 전력이 걱정된다"고 했다.
그런 언급처럼 두산은 9회초 롯데에 3점을 내줬고 최승용에 이어 박정수와 정철원까지 마운드 위로 올라갔다. 선발 등판한 브랜든 와델이 5이닝 무실점 투구를 펼쳤으나 이영하와 박치국을 포함해 투수 6명이 나왔다.
이 감독은 "점수 차가 나다 보니 아무래도 집중력이 조금은 흐트러진 것 같다"며 "투수들의 경기력이 역시나 떨어진 부분이 분명히 있다. 이 부분은 다시 정리를 하고 보완을 해야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두산 선수들은 11연승 그리고 최근 좋은 결과를 내며 순위를 3위까지 끌어올린 원동력 중 하나를 이 감독으로 꼽는다. 선수들이 편하게 마음먹고 경기를 뛸 수 있게 한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이 감독은 이런 평가에 대해 "아니다. 엔트리를 구성하거나 수비 위치를 조정할 때 경기에 뛰고 싶어하는 선수들의 마음을 100% 만족시키지 못한다"며 "내가 하는 역할은 격려라고 본다. 선수들이 잘한 것"이라고 다시 한 번 연승의 공을 선수단에게 돌렸다.
그러면서 선수단 주장을 맡고 있는 허경민(내야수)을 언급했다. 이 감독은 "(허)경민이가 팀원들을 정말 잘 이끌고 있다"며 "시즌 초반 연패에 빠졌을 때, 그리고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도 선수단 내에선 서로 싫은 소리나 불만 등이 불거지지 않았다. 주장으로 역할을 정말 잘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두산은 올 시즌 개막 후 연패가 길진 않았다. 4연패를 두 차례 당한 게 최다 연패다. 이 감독은 또 한 명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에 앞서 팀 지휘봉을 잡은 김태형 감독이다. 이날 경기는 김 전 감독이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SBS스포츠가 중계했다(축구 중계 관련으로 이날 두산-롯데전은 생중계되진 않았다).
이 감독은 "경기 전 준비를 하느라 미처 김 감독님에게 인사를 드리지 못해 정말 죄송하다"며 "김 감독님에게는 시즌 초반 그리고 가장 최근에도 팀 경기 중계로 구장을 찾았을 때 조언을 구하고 선수 특성 등에 대해 여러가지를 물어봤다. 김 감독님이 너무 얘기를 잘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얘기했다.
이 감독은 12연승에 대해서는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모두 이기려고 경기를 준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즌 전 두산이 5강 후보에서 빠졌던 점에 대해 "그런 외부 평가에 대해 솔직히 조금은 편한 마음이 든 건 사실"이라고 웃었다.
그는 "남아있는 경기에서 무리를 하지 않고 선수와 팬을 위해 좀 더 많이 이기려고 노력하겠다"며 "어떤 경기를 하든 최선을 다하겠다. 팀을 맡은지 한 시즌도 아직 지나지 않았다. 시즌이 끝난 뒤 평가를 받고 싶다"고 얘기했다.
두산이 26일 롯데전에서 승리를 거둘 경우 이 감독은 KBO리그 역대 사령탑 데뷔 시즌 최다 연승 주인공도 된다. 이 감독에 앞서 데뷔 시즌 11연승을 거둔 사령탑은 제리 로이스터 전 롯데 감독이다. 그는 지난 2008시즌 11연승을 달성했다.
/잠실=류한준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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