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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맵' 밝힌 野혁신위…'존재감 위기' 돌파 시도


21일 '윤리강화' 혁신안 예고…'꼼수탈당 방지' 핵심
당내 저항엔 '경고'…"팬덤정치, 건전 통로 만들 것"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이끄는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가 12일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혁신위 활동 방향에 대한 로드맵을 발표했다. 지난달 출범 이후 끊임없이 '존재감 논란'에 휩싸이면서 정면돌파를 시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혁신위는 기자회견에서 혁신에 저항하는 일부 당내 움직임을 경고하면서도 혁신안 마련을 위해 소속 의원, 당원 등과 활발히 소통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 혁신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혁신위 첫 기자간담회에서 "혁신위는 앞으로 크게 세가지 의제를 중심으로 완결된 혁신안을 차례로 발표할 예정"이라며 "오는 7월 21일경 첫 번째로 윤리정당 (실현)을 위한 혁신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혁신위는 오는 21일을 시작으로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한 '윤리정당' ▲미래를 대비하는 '정책정당' ▲당원과 국민의 의사를 반영하는 '정당조직 현대화'와 관련된 혁신안을 차례로 선보일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혁신위의 첫 제안인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의 당내 논의가 미뤄지는 상황을 두고 "현안이 바쁘다고 혁신의 길을 소홀히 할 수 없다"며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선 혁신위 제안에 대한 적극적 응답을 미뤄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21일 발표되는 첫 혁신안은 '꼼수탈당 방지' 등 당내 윤리성 강화에 주안점을 둘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당의 부담을 던다는 명목으로 탈당 후 문제를 회피하는 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며 "윤리감찰단을 강화해 위법행위 시 당에서 선제적으로 조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탈당하는 경우 '징계회피성 탈당'으로 보고 복당을 제한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은경 위원장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들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혁신위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은경 위원장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들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혁신위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혁신위는 최근 '돈봉투 의혹'으로 탈당한 윤관석·이성만 무소속 의원에게도 혁신안이 적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복경 혁신위원은 "혁신위가 만들어진 이유가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때문이고, 그 결과로 저희가 이 자리에 나와 있는 것"이라며 "그 문제를 회피하고 넘어갈 수 없다"고 부연했다.

또한 혁신위는 민주당 혁신 관련 여론 수렴을 위해 오는 17일 제주도를 시작으로 지역 일정에 돌입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나치게 중앙 중심적 정치 탈피해 각 지역 주민 목소리 직접 들으려 한다"며 "민주당이 국민에게 위임받는 권력을 제대로 쓰도록 쓴소리 등을 제대로 듣고 혁신안 작업에 반영할 것"이라고 했다. '당원과 국민 중 누구의 목소리를 중점에 둘 것이냐'는 질문에는 "기본적으로 당원의 목소리가 중요하겠지만 국민의 전반적 말씀(평가)도 필요하다"며 "국민도 계시고 그 안에 당원도 계시면 좋겠다"고 답했다.

혁신위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당 혁신을 위해 소속 의원 등 다양한 집단과 접촉하며 전방위적 노력을 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 전 함세웅 신부,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명예이사장 등 시민사회 원로들과 간담회를 갖고 혁신안을 전달받은 바 있다.

김 위원장은 "(혁신위는) 원로분들이 주신 혁신안에 상당한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특히 총선을 이기는 민주당 후보로서의 공천 기준을 주셨는데, '앞뒤가 다른 사람은 공천하지 말라', '고인물을 걷어내라', '전문직보다 학자들의 수혈도 필요하다'는 등 상당히 공감하는 내용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일각의 '친명(친이재명) 혁신위' 비판을 의식해 비명(비이재명)계 김종민 의원과도 접촉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김 의원의 혁신안을 상당히 많이 연구하고 필요한 부분을 모셔서 여쭸다. 시간이 부족해 또 모시기로 했다"며 "선배들이 받은 안을 적극 숙성시키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지난 2021년 민주당 혁신위를 이끌었던 바 있다. 김은경 혁신위는 김 의원 뿐만 아니라 역대 민주당 혁신위가 마련한 혁신안의 내용도 연구·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지난달 20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지난달 20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김 위원장은 이날 혁신위에 저항하는 일부 당내 의원들을 겨냥해 "이걸 못 받아들이시면 더는 민주당에서 일하시면 안 될 것"이라며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다만 혁신위는 최근 '분당 발언'으로 논란이 된 이상민 민주당 의원 등 일부 중진들을 저격했던 것과 달리 이날은 '당내 혁신에 대한 의견은 다를 수 있다'며 유화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서복경 혁신위원은 "저는 가능하면 해당행위, 이런 무시무시한 용어는 안 쓰고 문제를 해결하는 게 최선이라 생각한다. 당원도 그렇고 의원도 그렇고 의견 다양한 것은 굉장히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그럼에도 민주당이 아픔(분열)의 역사가 많아. 최소한의 제도적 가이드라인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서 위원은 최근 혁신위 공개석상에서 이상민 의원과 송영길 전 대표, 김영주 국회부의장 등 당 중진을 비판한 바 있다.

김은경 위원장은 '개딸(개혁의 딸)' 등 당내 극성팬덤과 관련해 "김대중 선생님 때부터 팬덤정치는 있었던 것으로 보여진다"며 "(팬덤의) 놀이공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현상(극단적 행동)이 발생한다고 보고 BTS의 '아미'처럼 될 수 있도록 소통 공간과 건전한 통로를 만들어드릴 것"이라고 했다.

혁신위원들은 이날 일각에서 제기되는 '혁신위원 총선 출마설'을 적극 부인하며 혁신위의 진정성을 부각했다. 김 위원장은 "혁신위 활동에만 전념할 거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출마) 사심이 전혀 없다"며 "(다른 혁신위원들도) 그런 취지로 가게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 혁신위원도 "저는 업종을 전환할 생각이 없다. (혁신위 활동이) 끝나면 본업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은경 혁신위는 지난달 20일 출범해 이날로 23일째를 맞았다. 김은경 위원장과 함께 서복경·김남희·윤형중 위원 등 총 11인 체제로 운영되며, 현역 의원으로는 이해식(당 조직사무부총장)·황희 의원이 함께한다.

/박정민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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