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가 22일 우주항공청 설치와 관련된 공청회를 실시했으나 더불어민주당의 불참 속에 반쪽으로 진행됐다. 신임 장제원 과방위원장과 야당 과방위원의 갈등으로 윤석열 정부의 공약인 우주항공청 설립이 난항에 빠진 모양새다. 여당은 추가 공청회 실시 등을 통해 우주항공청 설치에 대한 야당의 참여를 설득할 계획이다.
과방위 과학기술원자력법안심사소위는 이날 국회에서 '우주항공청 설치 특별법' 관련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공청회에는 박성중 소위원장(국민의힘 과방위 간사)과 박완주·하영제 무소속 의원만 참석하고 민주당 위원들은 불참했다. 민주당 위원들은 최근 과방위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공영방송 수신료 인상 관련 현안질의를 주장하는 일로 장 위원장, 여당과 충돌하고 있다. 야당 측은 이날 여야 간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이유로 불참했다.
박성중 소위원장은 "오늘 공청회는 민주당과 5차례에 걸쳐서 일정을 협의하려고 한 것"이라며 "(후쿠시마 등 질의는) 전체회의에서도 할 수 있다"며 답답함을 표시했다. 국민의힘은 우주항공청 특별법을 우선 처리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 출신인 박완주 의원은 "여야가 우주항공청 설립이 시급하다는 데 모두 공감한다"면서도 "하지만 반쪽 공청회는 바람직하지 않다. 추후 전체회의에서 야당 의원들도 참여하는 공청회를 한번 더 여는 등 협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자 박 위원장은 "오늘 공청회 내용을 야당에도 전달할 것"이라며 간사간 협의를 통해 추가 공청회도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공청회에는 황호원 한국항공대 항공우주법학과 교수, 정소윤 한국행정연구원 연구위원이 참석해 우주항공청 설립과 관련된 의견을 전달했다. 현재 국회에는 정부가 제출한 우주항공청 설치 특별법 외에도 조승래·김정호 민주당 의원, 양정숙 무소속 의원이 발의한 대체입법이 함께 논의되고 있다. 정부안은 우주항공청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외청으로 두는 반면, 조 의원 등은 국가우주위원회 내에 우주전략본부를 신설하거나,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항공우주청)하는 안이다.
황 교수와 정 위원 모두 대통령·국가우주위원회 직속보다는 과기부 산하로 두는 정부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황 교수는 "(우주항공 분야와 관련해) 흩어진 것(조직)을 통합하고 정책 수립을 집행하는 강력한 행정기관이 필요하다"며 "전략본부나 사무국 형태 같은 것은 (우주항공청 설립) 취지에 부합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정 위원도 "위원회 소속 등으로 두게 되면 정책 추진력이 약해져 과기부 외청 형태로 두는 것이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과기부 산하 외청으로 둘 경우 부처 간 업무조율, 연구원 등 인사채용에 제약이 생긴다는 단점이 있기도 하다. 황 교수는 이와 관련해 "부처 간 업무 조율 문제는 국가우주위원회를 통해서도 조율할 수 있다"며 "인사채용규정도 (정부안)에 여러 특례조항을 두고 있어 보완이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정 위원은 "우주항공청은 항공우주관련 기술 확보, 인재 양성 등에 대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외청이 되면) 전문성 있는 전담기관의 위상을 갖고 (예산, 정책 등과 관련해) 국회를 설득하는 일도 용이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과방위를 둘러싼 여야 간 대립으로 우주항공청 특별법 통과가 당초 예상했던 6월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민주당 과방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우리가 우주항공청 신설을 막으려는 것이 절대 아니다"라며 "후쿠시마 등 현안에 대한 대응도 중요하니 여야 협의로 순서를 밟아 책임 있게 해결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과방위 관계자는 "우리도 야당과 충분히 숙의해 우주항공청을 통과시킬 의사가 있다"며 "조금 일정이 늦어질 순 있지만 추가 공청회 실시 등 야당과 협의절차를 다시 밟을 것"이라고 했다.
/박정민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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