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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경유차 오너, 인생 첫 전기차로 '기아 EV9' 타보니… [시승기·영상]


국내 최초의 3열 대형 전동화 SUV 'EV9' 19일 출시
1회 충전 주행거리 501km…8영업일 만에 사전 계약 1만대 돌파

[아이뉴스24 강지용 기자] 운전 경력 15년 동안 내연기관 자동차만 구매하고 주행해 왔다. 생애 첫 차도 중고로 구입한 디젤(경유) 엔진 스포츠 유틸리티 자동차(SUV)였고, 지금 보유하고 있는 차도 2011년에 출시한 쏘울 디젤 모델이다.

지난 13일 경기도 하남시에서 출발해 충남 부여군까지 약 210km 구간에서 기아의 첫 대형 전동화 SUV인 'EV9'를 시승했다. 시승한 차량은 4륜구동의 '어스(Earth)' 모델이었다. [사진=강지용 기자]
지난 13일 경기도 하남시에서 출발해 충남 부여군까지 약 210km 구간에서 기아의 첫 대형 전동화 SUV인 'EV9'를 시승했다. 시승한 차량은 4륜구동의 '어스(Earth)' 모델이었다. [사진=강지용 기자]

한때 정부에서 경유차를 '클린 디젤'이라며 보급을 장려하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현재 경유차는 '공공의 적'으로 인식되고 있다. 미세먼지 배출 등 대기 오염 문제 때문이다. 특유의 엔진 소음과 진동 때문에 운전자 만족도도 낮다. 경유 트럭이 단종될 것이라는 전망도 들려온다. 그래서 언젠가 다시 자동차를 다시 구입한다면 친환경차를 구입하리라 다짐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생애 처음으로 전기자동차를 운전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 13일 경기도 하남시에서 출발해 충남 부여군까지 약 210km 구간에서 기아의 첫 대형 전동화 SUV인 'EV9'을 시승했다. 시승한 차량은 4륜구동의 '어스(Earth)' 모델이었다.

기아는 지난 3월 30일 킨텍스에서 열린 서울모빌리티쇼에서 EV9 실차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 바 있다. 지난 5월 3일에 사전 계약을 시작하면서는 "99.8킬로와트시(kWh)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하고 3D 언더커버, 공력 휠, 프론트 범퍼 에어커튼을 적용해 기아 전기차 라인업 중 가장 긴 501km의 1회 충전 주행거리를 달성했다"고 자랑했다. 또 EV9에는 350kW급 충전기로 24분 만에 배터리 용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400V·800V 멀티 초고속 충전 시스템이 탑재됐다.

기아의 국내 최초 3열 대형 전동화 SUV EV9이 지난 13일 경기도 하남시부터 충남 부여군까지 210km 구간에서 도로 주행을 하고 있다. [영상=현대자동차그룹]
기아의 국내 최초 3열 대형 전동화 SUV EV9이 지난 13일 경기도 하남시부터 충남 부여군까지 210km 구간에서 도로 주행을 하고 있다. [영상=현대자동차그룹]

특히 현대자동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에 기반한 두 번째 모델로 기아 라인업 상 새로운 플래그십 모델이자 국내 최초의 3열 대형 전동화 SUV인 것을 EV9의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시승 현장 주차장에서 대면한 첫인상은 '강인하고 단단해 보인다'는 것이었다. 전체적으로 각진 디자인이 돋보였고, 전면부의 '디지털 패턴 라이팅 그릴'과 '스몰 큐브 프로젝션 LED 헤드램프', '스타맵 LED DRL(주간주행등)' 등이 지금껏 국내에 출시된 SUV들과는 확연히 다른 인상을 줬다. 클러스터에는 속도와 배터리 잔량, 주행 모드 등의 정보가 담겼다. 방향 지시등을 켜면 후측방 모니터가 표시됐다.

지난 13일 경기도 하남시에서 출발해 충남 부여군까지 약 210km 구간에서 기아의 첫 대형 전동화 SUV인 'EV9'를 시승하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지난 13일 경기도 하남시에서 출발해 충남 부여군까지 약 210km 구간에서 기아의 첫 대형 전동화 SUV인 'EV9'를 시승하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실내는 편평한 바닥과 긴 휠베이스 등 E-GMP의 장점을 적극 활용한 넓은 공간이 장점이었다. 또 운전석 전면의 12.3인치 클러스터, 5인치 공조,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세 개의 디스플레이를 매끄럽게 이은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가 압권이었다.  [사진=강지용 기자]
실내는 편평한 바닥과 긴 휠베이스 등 E-GMP의 장점을 적극 활용한 넓은 공간이 장점이었다. 또 운전석 전면의 12.3인치 클러스터, 5인치 공조,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세 개의 디스플레이를 매끄럽게 이은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가 압권이었다. [사진=강지용 기자]

실내는 편평한 바닥과 긴 휠베이스 등 E-GMP의 장점을 적극 활용한 넓은 공간이 장점이었다. 또 운전석 전면의 12.3인치 클러스터, 5인치 공조,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세 개의 디스플레이를 매끄럽게 이은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가 압권이었다.

스티어링 휠 옆에 위치한 시동 버튼이 통합된 컬럼 타입 전자식 변속 레버(SBW, Shift by wire)에서 직관성이 느껴졌다. 변속 레버를 'D'로 바꾸고 가속 페달을 밟자, 토크가 강해 경유차와 비교해 빠르게 출발하는 느낌이 들었다. 가속 페달이 워낙 민감하기 때문에 전기차에 익숙하지 않은 운전자라면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곧 적응을 마치고 천천히 주차장을 빠져나왔다.

EV9은 4륜구동 모델에 탑재되는 전ㆍ후륜 모터가 최고 출력 283kW, 최대 토크 600Nm의 힘을 발휘한다. '부스트' 옵션까지 더해지면 최대 토크를 700Nm까지 높일 수 있고, 이를 통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약 5.3초 만에 도달할 수 있어 더욱 역동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EV9은 4륜구동 모델에 탑재되는 전ㆍ후륜 모터가 최고 출력 283kW, 최대 토크 600Nm의 힘을 발휘한다. '부스트' 옵션까지 더해지면 최대 토크를 700Nm까지 높일 수 있고, 이를 통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약 5.3초 만에 도달할 수 있어 더욱 역동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정차하고 있을 때도 일정한 소음과 떨림이 있는 경유차와 달리 EV9은 도로를 주행할 때도 조용했다. 하남시를 벗어나 고속도로에 접어들며 EV9의 속도를 높였다. '에코', '노멀', '스포츠' 3가지 주행 모드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데, 단계별로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 치고 나가는 출력의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스포츠 모드에서의 순간적인 가속력은 기어 변속이 없는 전기차의 특성상 매끄러우면서도 강한 힘이 돋보였다.

EV9은 4륜구동 모델에 탑재되는 전ㆍ후륜 모터가 최고 출력 283kW, 최대 토크 600Nm의 힘을 발휘한다. '부스트' 옵션까지 더해지면 최대 토크를 700Nm까지 높일 수 있고, 이를 통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약 5.3초 만에 도달할 수 있어 더욱 역동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출발한 지 30분이 지나자 '에르고 모션 시트'가 허리 마사지를 시작했다. 운전석에 오래 앉아 있을 때 허리가 뻐근한 운전자들을 위한 기능이다. 시트 등받이와 쿠션부에 공기가 주입돼 있고, 그 주머니를 부풀려서 마사지와 자세 조절을 하는 원리다.

실내는 편평한 바닥과 긴 휠베이스 등 E-GMP의 장점을 적극 활용한 넓은 공간이 장점이었다. 또 운전석 전면의 12.3인치 클러스터, 5인치 공조,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세 개의 디스플레이를 매끄럽게 이은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가 압권이었다.  [사진=강지용 기자]
실내는 편평한 바닥과 긴 휠베이스 등 E-GMP의 장점을 적극 활용한 넓은 공간이 장점이었다. 또 운전석 전면의 12.3인치 클러스터, 5인치 공조,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세 개의 디스플레이를 매끄럽게 이은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가 압권이었다. [사진=강지용 기자]

스포츠 주행 모드 때는 시트의 사이드 볼스터 측 공기주머니에 공기가 주입돼 옆구리를 단단하게 붙잡았다. 동시에 시트 쿠션의 공기주머니는 공기를 빼서 운전자가 더 낮은 자세로 운전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차량의 속도가 130km/h 이상이면 시트 볼스터가 더욱 조여진다고 한다.

육중한 차체와 걸맞지 않게 고속에서의 코너링도 안정감이 있었다. 고속에서는 풍절음 등의 소음이 들렸지만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다. 가속 페달만으로 가속과 감속, 정차까지 가능한 전기차 특유의 회생제동 역시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경유차 다음은 친환경차'라는 결심이 더욱 굳어졌다.

아울러 EV9은 GT라인에 한해 고속도로 부분 자율주행(HDP, Highway Driving Pilot) 기능이 적용됐다. 고속도로 및 자동차 전용도로 본선 주행 때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잡지 않아도 앞 차와의 안전거리 및 차로를 유지하며 최고 80km/h의 속도로 주행할 수 있는 기술이다.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해 웨이브·왓챠 등 OTT 서비스, 멜론·지니뮤직 등 음원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사진=강지용 기자]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해 웨이브·왓챠 등 OTT 서비스, 멜론·지니뮤직 등 음원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사진=강지용 기자]

또 국내 자동차 중 처음으로 구독 서비스도 선보였다. 구매한 이후에도 고객이 원하는 기능을 언제든지 추가할 수 있는 기아 커넥트 스토어를 운영한다. EV9 대상 판매 예정인 구독 상품은 ▲원격 주차ㆍ출차 및 주차 보조를 지원하는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2' ▲차량에서 영상과 고음질 음원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스트리밍 플러스' 등이고 앞으로 더 많은 기능을 개발해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높은 가격은 소비자들이 구매를 망설이게 만드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상위트림 가격이 모든 옵션을 더하면 출고가가 1억원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8천500만원 이하로 계약해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전기차에 책정한 구매 보조금의 절반이 지원된다. 환경부 기준에 따르면 구매 가격이 5천700만원 미만이면 보조금 100%, 5천700만원 이상~8천500만원 미만이면 보조금 50%를 각각 지급한다. 8천500만원 이상이면 보조금이 없다.

그럼에도 시장의 반응은 뜨겁다. 지난달 사전 계약을 시작한 EV9은 8영업일 만에 1만대 계약을 돌파하며 높은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는 기아의 역대 플래그십 차종 가운데 최고 성적이기도 하다.

첫인상은 '강인하고 단단해 보인다'는 것이었다. 전체적으로 각진 디자인이 돋보였고, 전면부의 '디지털 패턴 라이팅 그릴'과 '스몰 큐브 프로젝션 LED 헤드램프', '스타맵 LED DRL(주간주행등)' 등이 지금껏 국내에 출시된 SUV들과는 확연히 다른 인상을 줬다. [사진=강지용 기자]
첫인상은 '강인하고 단단해 보인다'는 것이었다. 전체적으로 각진 디자인이 돋보였고, 전면부의 '디지털 패턴 라이팅 그릴'과 '스몰 큐브 프로젝션 LED 헤드램프', '스타맵 LED DRL(주간주행등)' 등이 지금껏 국내에 출시된 SUV들과는 확연히 다른 인상을 줬다. [사진=강지용 기자]

이날 시승 후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현대자동차그룹 국내마케팅2팀 윤용기 책임매니저는 "국내에 첫선을 보이는 3열 대형 전동화 SUV의 우수한 상품성을 사전 계약 열기로 인정받아 기쁘다"며 "사전 계약한 고객의 성향을 확인해 보니 무려 55%가 단 한 번도 기아의 자동차를 구매한 적이 없는 분들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에 EV9을 통해서 확보된 새로운 순증 수요를 내부적으로는 굉장히 고무적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윤 책임매니저는 "자신만의 라이프 스타일을 가지고 주변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면서 시대를 선도해 나가는 사회의 새로운 리더인 40대를 메인 타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임원용 차량 등으로 플래그십의 수요가 집중되는 올 연말, ESG 경영에 앞장서는 각 기업에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아는 EV9 기본모델을 19일에 출시하고 순차적으로 고객에게 인도할 계획이다.

/강지용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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