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미국과 중국 간 반도체 갈등이 한국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타격을 줄 수 있지만, 피해가 오래 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8일 미국 CNBC 방송에 따르면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레이팅스는 7일(현지 시각) 보고서에서 미국이 첨단 반도체 칩 장비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차단하려 하는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또한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업체들이 중국에 주요 생산 거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시안에 낸드플래시 공장을, 쑤저우에 패키징 공장을 두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우시에 D램 공장, 충칭에 패키징 공장이 있다. 삼성의 전체 낸드 생산량 중 40%가 중국 공장에서 나온다. SK하이닉스도 D램은 40~50%, 낸드는 20%를 중국 공장에서 생산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은 지난해 10월 중국에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조치를 내놨다. 중국이 반도체를 군사적 용도로 사용할 가능성을 두고 미국이 조치를 취했고, 세계 상위 5개 반도체 장비 업체가 있는 국가인 일본, 네덜란드가 여기에 동참했다.
피치는 미·중 갈등에 의해 발생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의 타격이 장기간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이 두 회사의 투자 확장 및 기술 업그레이드를 위한 주요 장소가 될 가능성이 있어 장기적으로 큰 공급 차질이 없을 것으로 봤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해 미국은 지난해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를 발표하면서 국내 기업에 대해 1년간 유예기간을 줬다. 다만 유예기간이 끝나는 오는 10월 이후에 대해서는 후속 조치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
피치는 "만약 미국이 유예 조치를 연장할 수 없다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중국 공장에 이미 설치된 기술을 활용해 메모리반도체 생산을 지속해 나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중국이 미국에 대한 보복 조치로 마이크론의 구매 금지 조치를 내린 것과 관련해선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수혜를 볼 것이라고 봤다. 피치는 "결과적으로 중국 내에서 반도체 가격이 올라 혜택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피치는 이로 인한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마이크론이 중국 밖에서 메모리반도체를 팔아 결국 세계 반도체 가격이 다시 내려가면 그 효과가 상쇄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지난달 중국이 마이크론에 대한 보복 조치를 단행한 뒤 마이크론의 빈자리를 한국 기업이 채울 것이란 전망과 관련해선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최소한 부분적으로 공백을 메울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미국에선 백악관과 의회 등 정계를 중심으로 중국 내 마이크론의 공백을 한국 업체들이 메우지 말도록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피치는 "메모리 반도체라는 상품의 특성상 마이크론이 나간 자리를 실제 한국 기업들이 채웠는지는 파악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러한 전략의 특성상 시간은 걸리지만 결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얻은 혜택을 상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중국이 추가로 서로에 대한 극단적인 조치를 내놓을 경우 반도체 공급망의 비용과 가용성 측면에 영향을 줘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장유미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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