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14일 더불어민주당의 쇄신의총이 열린 가운데, 비명(비이재명)계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 상당수가 이재명 지도부를 질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 의원 다수는 지도부가 돈봉투·김남국 의혹 등에 늑장 대처한 점을 지적하며 지도부의 각성을 촉구했다.
박용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쇄신의총 자유토론 순서 도중 기자들과 만나 "(자유토론에서) 이재명 대표와 지도부에게 자세 고쳐잡으라고 했다"며 "좌고우면하고 늑장대응하면 민주당이 다 죽게 생겼으니 대표가 쇄신의 칼을 들고 휘두르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코인 사태든 간에 늑장 대응, 뒷북 대응으로 비판받고 있다"며 "지금은 당 대표와 지도부가 나 몰라라 할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나서서 민주당의 무너진 신뢰를 분명히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탈당한 김남국 의원에 대해서는 "당 진상조사 진행 도중에 무책임하게 탈당 선언을 해버리고 당을 사랑한다고 하면서 당을 더 궁지로 모는 일 모습에 굉장히 화가 난다"며 "(토론에서) 김 의원의 탈당에 구성원들이 다 분노하고 있으니 조사도 계속하고 국회 윤리위에도 제소하라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이소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자유토론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의 당 대응에 대한 비판적인 지적과 함께 지금까지와 다른 대응이 필요하다는 많은 의견이 봇물 터지듯 터져 나온 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원내대변인에 따르면 자유토론 순서에서 발언자, 질문자로 나선 의원만 20명이 넘었다. 박 의원은 "(나와 비슷한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며 의원 상당수가 지도부 비판에 동참했음을 시사했다.
자유토론 시간에는 의원들의 요청으로 김남국 코인 의혹 진상조사단의 조사 발표가 진행되기도 했다. 이 대변인은 "조사단은 '(김 의원에게) 꽤 방대한 자료 제출을 요구했는데 일부가 시간 문제로 제출되지 않은 상황에서 본인이 탈당 의사를 밝혔다'고 했다"며 의원들 다수가 진상조사 완수를 요구했다고 부연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의총에서 발표된 소속 의원·당원·일반 국민 대상 여론조사 결과에도 경각심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이 대변인은 "특히 국민 대상 설문조사에서 (일반 국민이) 민주당에 가혹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는 점을 도출했다"며 "쇄신을 감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시사점이 있었고, 더 큰 위기감 속에서 토론이 진행됐다"고 전했다.
아울러 "(소속 의원 대상 조사에서도) 거의 모든 의원이 쇄신 관련 설문에 응했다"며 "제출된 내용을 볼 때 의원 모두가 위기상황을 중대하게 인식하고 있고 문제해결 의지도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재명 대표는 이날 쇄신의총 중 휴식 시간에 기자들과 만나 '당내 의원들의 규탄이 많다'는 기자의 질문에 "의원님들의 말씀을 잘 듣고 있는 중"이라고만 밝히며 즉답을 피했다.
이날 쇄신의총을 실시한 더불어민주당은 종합토론까지 모두 마친 후 밤 늦게 당 쇄신을 위한 결의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박정민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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