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제주 4·3 발언, 공천 녹취록 파문 등 연이은 논란 끝에 국민의힘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했다. 지난 3·8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지 64일 만이다.
태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의 부족함으로 최근 여러 논란을 만들어 국민과 당원들, 당과 윤석열 정부에 큰 누를 끼쳤다"며 "오늘 윤석열 정부 출범 1년을 맞아 저는 더 이상 당에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려 한다"고 밝혔다.
앞서 태 의원은 지난 전당대회 선거운동 시기부터 잇따랐던 설화로 문제가 됐다. 제주 4·3이 북한 김일성 정권의 지시로 촉발됐다고 주장해 논란이 됐으며, 최고위원 취임 이후에는 페이스북에 'JMS(Junk·Money·Sex) 민주당'이라는 원색적인 게시물을 올려 물의를 빚었다.
또한 최근에는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공천을 언급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녹취록이 공개돼 대통령실 공천 개입 의혹으로까지 번지기도 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중앙윤리위원회를 통해 태 의원에 대한 징계 심사에 들어갔으며 이날 징계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태 의원은 회견에서 "그동안의 모든 논란은 전적으로 저의 책임"이라며 "저의 논란으로 당과 대통령실에 누가 된 점을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부터 백의종군하며 계속 윤석열 정부와 우리 국민의힘의 성공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며 "제게 주어진 역사적 사명만을 생각하며 앞으로 뚜벅뚜벅 나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퇴 결심 배경과 관련해서는 "오늘이 바로 윤석열 정부 출범 1주년이 되는 날이고 오늘 당 지도부는 대통령과 오찬을 하게 된다"며 "오찬에 참석해 김기현 당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를 바라보는 게 너무나 괴로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사퇴하는 길만이 당과 정부, 당원들의 기대에 맞는 일이라고 판단하고 오늘 아침 결정했다"며 대통령실,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사전 소통은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전날(9일) 여당 지도부 단체 카카오톡방에서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태 의원은 향후 계획과 관련해 "저에게 주어진 역사적 사명은 바로 한반도의 자유민주주의 통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역사적 사명 목표로 두고 긴 호흡을 가지고 뚜벅뚜벅 앞으로 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실언과 관련해 제주도민 등에 사과하겠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박정민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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