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일 공개석상에서 '기본금융' 아젠다를 내세우고 있다. 정부·은행권의 고금리 대출 실태를 지적하면서, 전 국민이 누릴 수 있는 기본대출 등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민주당도 금융 관련 입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5일 국회에서 '대출금리 부담완화 입법 간담회'를 주재하고 정부·은행권의 고금리 기조를 지적했다. 그는 "(가계)대출, 부채 문제가 앞으로 우리 사회의 매우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며 "기가 막힌 건 (정부가) 금융취약계층에게 50만원을 빌려주면서 이자는 무려 15.9%를 받겠다고 한다, 정부가 취할 태도인지 참으로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최근 금융권도 고금리로 막대한 이익을 누리고 있는데, 국민의 고통을 자양분 삼아 엄청난 이익을 거두는 잘못된 현실은 바로 잡아야 될 것"이라며 "금융·은행권의 사회적 책임 강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전날(4일)에도 기본금융 관련 토론회에 참석해 고금리를 비판하며 기본금융 도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취약계층에 고금리를 적용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건 시장 입장이고, 국가공동체 입장에서 보면 매우 불평등하다"며 "금융은 국민 주권으로부터 온 국가 정책의 소산이기도 하기에 모든 사람이 그 혜택을 누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기본금융'을 부각하면서 민주당 역시 관련 입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당 기본사회위원회는 현재 이 대표의 대선 공약이기도 했던 '기본대출'(모든 성인에게 1천만원 한도의 저금리 대출 제공) 정책을 논의하고 있으며, 당 경제위기대응센터는 민병덕 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은행의 사회적 책임법'(은행법 개정안)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은행이 예금보험료나 지급준비금 등을 대출이자에 산입하지 못하게 하고, 이자수익이 일정 기준(직전 5년 평균의 120%)을 초과하는 경우 수익 일부를 서민금융진흥원에 출연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대표는 예전부터 기본금융 등 보편적 금융정책 도입에 관심이 많았다"며 "대표가 특별히 관심 갖는 분야인 만큼 실제 입법화에도 속도가 불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방탄용'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김미애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나라 살림은 안중에도 없이 '이재명 방탄'에 혈세까지 끌어다 쓰겠다는 검은 속내만 드러낸 것"이라며 "대장동 일당의 천문학적 수익으로 전 국민에게 기본대출을 해주겠다고 하면 조금 더 현실성이 있을 것 같다"고 비꼬았다. 오세훈 서울시장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대표는 국가 재정을 화수분이라 착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올 8월께 기본금융을 포함한 '기본사회 로드맵'을 발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기본금융을 통한 민생 행보를 이어가는 동시에 당내 통합에도 신경 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당내 중진 의원들이 주도하는 '버스에서 내려와' 운동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강성 지지층에게 당내 갈등 유발 자제를 촉구하는 캠페인이다. 이 대표는 "이재명의 동지라면, 민주당을 사랑하는 지지자 분들이라면 내부 공격과 갈등 대신 설득과 화합의 길에 앞장서달라"며 "단결과 통합이야말로 승리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강조했다.
/박정민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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