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지용 기자] 한국의 자동차 산업이 전 세계 시장에서 전기자동차 생산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의 투자 지원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자동차산업연합회는 5일 오전 '글로벌 전기차 허브 구축을 위한 국내 전동화 투자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제32회 자동차산업발전포럼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강남훈 자동차산업연합회 회장은 "자동차산업은 글로벌 전기차 판매 비중이 10%를 넘어서고 자율주행 기술이 확대되는 등 100년 만의 패러다임 변화가 일어나고 있어, 대규모 투자를 통한 전기차 생산 허브로 도약이 필요한 골든타임"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강 회장은 "국내 자동차 업계는 2026년까지 전기차 등 미래차 분야에 약 95조원 이상을 투자하고, 올해부터는 전기차 전용공장을 착공할 계획"이라며 "미국의 전기차 생산공장에 대한 최대 30% 세액공제 지원 등 경쟁국의 전기차 산업 주도권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국내 투자에 대한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강 회장은 "지난달 30일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으로 전기차 등 미래형 운송수단이 국가전략기술에 포함되며 세제 지원이 최대 25%로 확대되었으나, 구체적인 기술 범위는 하위법령에 위임된 상황"이라며 "전기차 생산시설이 국가전략기술의 사업화 시설로 지정되어야 경쟁국 수준의 지원이 확보되어 국내에 글로벌 전기차 생산허브가 구축되고, 수출경쟁력이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제발표에 나선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 자동차생산이 위축됨에 따라 생산능력이 감소하였는데 이는 생산경쟁력 하락에 따른 국내 생산 기피에 기인한 것"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로의 빠른 전환이 이뤄지는 가운데 전기차 전환의 기로에 선 한국 자동차산업이 글로벌시장에서 전기차 생산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전기차 전용공장 투자가 필수"라고 피력했다.
그는 "투자비용까지 고려하면 국내 생산보다 해외 생산이 더 유리한 상황으로, 전기차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 자동차 생산이 큰 폭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며 "해외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에 진출한 기업을 유턴시키는 것보다 현존하는 국내 기업의 투자 지원을 통해 국내에서 사업을 영위토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김주홍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수석본부장은 "미국의 IRA법안, 유럽의 핵심원자재법(CRMA), 중국이 앞서 진행한 보조금 차별 정책뿐 아니라 자동차 산업 변방에 있던 신흥국들도 산업전환기 주도권 확보를 위해 미래차에 대한 자국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을 심각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본부장은 "글로벌 생산거점으로서의 경쟁력 확보와 지속적인 투자유치를 위해 전기차 생산시설에 대한 지원 확대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미래차 특별법 제정을 통해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전기차 시설에 대해 지방투자촉진보조금을 지역·규모 등 차별 없이 지급하는 방안, 취득세‧재산세와 같은 지방세 감면을 확대하는 방안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지정토론에서 한양대학교 이병희 교수는 "자국 이익 중심의 보호주의 추세에 대한 대응으로 주요 국가들의 지원제도에 상응하는 과감하고 신속한 지원책 마련과 새로운 생산시스템, 신규 공급망 그리고 인프라 구축에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어 "자동차 부품산업의 경우 능동적인 사업전환을 통해 생존전략을 펼지, 기존 투자에 대한 최선의 회수전략을 펼지 선택이 필요한 시점으로, 정부의 지원정책과 완성차 기업의 투자가 부품산업의 선택에 교두보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성규 HMG경영연구원 상무는 "중국과 미국의 자국 기업 우선주의 프로젝트들을 보면서 이전과 같은 생각과 행동으로는 이길 수 없는 전쟁임을 날마다 실감한다"며 "지금이 정부의 도움이 필요한 시기이고 지원의 효과가 가장 큰 타이밍"이라고 강조했다.
김은하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이사는 "조세 환경 개선을 통한 법인세와 외국인 소득세율 부문 경쟁력을 강화하고, 노동 시장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지용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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