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으로 자리잡았다. 그 중심에는 클라우드가 있다. 기술적인 완성도와 비즈니스 모델의 다변화로 클라우드 산업은 양적 질적 성장의 문턱에 서 있다. 아이뉴스24는 연중기획으로 국내외 클라우드 산업과 정책을 살펴보고 'K-클라우드 생태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해본다. [편집자주]
[아이뉴스24 김혜경 기자] "독립법인 출범 이후 현재까지 당초 목표 대비 105%를 달성했다고 보고 있다. 기업 인식 변화와 클라우드 시장 성장이 맞물리면서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기업가치 1조원을 달성할 수 있었던 이유는 멀티 클라우드 기반 맞춤형 지원과 주력 분야가 명확했던 점이 주효했다. 올해는 금융권 클라우드 전환과 AI 산업에 좀 더 집중할 계획이다."
김동훈 NHN클라우드 공동대표는 최근 아이뉴스24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지난 1년간 사업 성과를 돌아보며 이같이 전했다. NHN클라우드는 NHN의 클라우드‧인공지능(AI) 부문이 분사해 지난해 4월 1일 설립된 기업이다. NHN은 2014년부터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한 바 있다.
김 공동대표는 "과거에는 기업들이 클라우드 전환 자체에만 신경을 썼다면 기업이 통제하지 못하는 이슈가 발생하면서 최근에는 멀티 클라우드 도입 등 좀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기 시작한 상황"이라며 "단순 인프라 외에도 산업‧기업별 형태에 맞는 각종 플랫폼과 서비스, 기능을 조합해야 하는데 패키지 형태로 한 번에 제공한다는 것이 NHN클라우드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오픈스택' 강점으로 산업별 맞춤형 클라우드 제공
하이브리드‧멀티 클라우드가 부각되면서 기업은 다른 서비스와의 연계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이 과정에서 주목받는 기술은 ‘오픈스택(OpenStack)’이다. 오픈스택은 서비스형 인프라(IaaS) 형태의 클라우드 컴퓨팅 오픈소스 프로젝트다.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좀 더 빠르게 개발해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경쟁사 대비 뛰어난 오픈스택 기술력을 기반으로 유연하고 안정적인 인프라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대규모 트래픽이 유입됐을 때 어떻게 동작하는지 테스트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안정됐다고 하더라도 예측하지 못한 트래픽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다루기 쉬운 기술은 아니다"며 "서비스 안정화에 4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됐다"고 말했다.
클라우드의 성장세로 지난해 NHN의 기술 부문 매출은 2021년 대비 41% 늘었다. 공공 부문 클라우드 전환 사업에서 수주 기관 기준 시장점유율 39%를 기록했고, 신한금융투자와 상상인저축은행 등 금융권 고객사도 확보했다. 전체 매출액 기준 공공과 민간 사업 비율은 각각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NHN클라우드는 오픈스택 경쟁력을 기반으로 ‘버티컬’ 클라우드 전략도 강화한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등이 범용성을 강조하는 반면 게임과 이커머스, 금융 등 산업별 맞춤형 클라우드를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김 공동대표는 ”금융권의 경우 기간계시스템을 비롯한 핵심업무시스템이 클라우드로 완전 이전한 사례는 거의 없다“며 ”국내에서는 지난해까지 시범 과제 정도가 실시됐고 올해 증권사를 시작으로 은행, 손해보험사 등 핵심 시스템의 전환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로 '지역 IT 생태계' 조성
NHN클라우드는 광주, 김해 등 지역 거점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지역 IT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김 공동대표는 ”실질적으로 클라우드 전환 사업에 참여하는 70~80%는 수도권에 위치한 기업들“이라며 ”현재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는 서버 납품업체가 대다수인 상황에서 소프트웨어(SW) 개발 기업이 사업을 주도할 수 있어야만 클라우드 활용도가 높아지는 것은 물론 지역 경제도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지역기업의 SW 개발 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한 교육과 환경도 함께 지원해야 한다“며 ”자사의 지역 거점 IT 생태계 모델은 스마트공장 보급과 자동화, 스마트팜 등 지역 특성에 맞는 IT 기술과 연계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이 센터를 활용해 서비스를 확대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NHN클라우드는 현재 진행 중인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건립 프로젝트 외에도 1~2곳 정도 지자체와 협의하고 있다.
지난해 클라우드 산업계 최대 화두였던 클라우드 보안인증(CSAP) 3단계 개편에 대해 김 공동대표는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단기간에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며 ”하등급을 제외한 중‧상등급 실증을 진행하더라도 실제 적용하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초 국내 CSP들의 의견은 글로벌 기업과 경쟁할 수 있도록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언젠가는 부딪혀야 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NHN클라우드는 정부가 추진 중인 ‘K-클라우드 프로젝트’에도 참여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민간 클라우드와 광주AI데이터센터에 각각 신경망처리장치(NPU)팜을 구축하는 내용이 골자다. 프로젝트 핵심은 AI 반도체 국산화로, NHN클라우드도 컨소시엄을 꾸려 2개 사업에 참여한다.
김 공동대표는 ”최근 챗GPT가 화두가 되면서 개발 역량도 중요하지만 인프라 기반이 갖춰져 있는지 여부가 관건"이라며 "NHN클라우드는 국가 AI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 등을 통해 AI 산업에서도 주도권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경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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