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양호연 기자] 정기선 HD현대 사장과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의 조선업 경쟁이 엔진 시장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평소 이 둘은 가까운 친구 사이로 알려진 만큼 이들의 조선업 양강구도를 향한 산업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가운데 또다른 일각에선 조선3사 중 나머지 한 곳인 삼성중공업의 경쟁력 저하 우려를 언급하기도 한다. 엔진 기술 내재화에 속도를 내는 두 기업과 달리 삼성중공업은 엔진 외주 전략을 이어가며 경쟁사들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 조선 중간 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은 최근 STX중공업 인수 본입찰에 단독으로 참가했다. 대상은 STX중공업 지분 47.81%로 STX중공업 매각주간사는 삼정KPMG다.
앞서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파인트리파트너스는 STX중공업을 인수한지 4년 만에 경영권 지분 매각 작업을 위해 예비입찰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예비입찰에는 한국조선해양을 비롯한 HSD엔진(옛 두산엔진)과 해외 기업 한 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이번 인수가 마무리되면 HD현대의 글로벌 엔진시장 내 입지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HD현대의 엔진기계사업부는 지난해 기준 글로벌 대형엔진 시장에서 약 35%의 점유율을 차지한 바 있다. 이어 HSD엔진과 STX중공업이 뒤를 잇는다.
다만 대우조선해양 인수 절차 막바지 단계인 한화가 HSD엔진 인수에 나선 만큼 엔진시장에선 양강구도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한화는 중소형 선박엔진을 만드는 STX중공업 입찰에 뛰어들었지만 HSD엔진 인수로 방향을 틀었다.
한화임팩트는 지난달 HSD엔진 지분 33%(2천269억원) 인수를 위한 업무협약(구주 19% 매수, 신주 14% 유상증자)을 체결한 상태로 내달 본 계약 체결 후 기업결합승인 심사를 거쳐 3분기 중 인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반면 두 기업의 엔진 내재화 전략과 달리 삼성중공업은 이들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HSD엔진 등에서 엔진을 구매해 사용하는데, HSD엔진의 주요 매출처 중 삼성중공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이로 인해 일각에선 삼성중공업이 엔진 외주 전략을 지속할 경우 시장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엔진 생산 능력을 내재화 하면 선박 수주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시장 선점에서 상대적으로 뒤쳐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엔진 내재화가 이뤄질 경우 계열사에 우선 공급하는 등 수급 측면에선 유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다만 조선업은 선주(수요자) 중심의 수주가 이뤄지는 데다가 내부거래 비중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할 때 당장 눈에 띄는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경쟁우위를 점하고 있는 데다가 친환경 기술 확보 노력에 집중하는 만큼 자체 경쟁력을 앞세운 차별화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양호연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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