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세준,박소희 기자] KT가 차기 최고경영자(CEO) 최종 후보 발표를 7일 예정대로 진행한다. 후임 인선 일정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에 '원칙'으로 대응한 셈이다. 일정을 늦출 경우 예측할 수 없는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원칙 대응에 힘을 실어준 모양새다.
6일 KT 측은 차기 KT CEO 선임 절차 지연 가능성에 대해 "예정대로 익일(7일) 최종 후보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KT 정기 주주총회 연기 가능성에 대해선 "아직 공시로 주총일이 안내되지 않았다. 당초 정기 주총일은 정해지지 않았다는 의미"라며 주총 연기설에도 선을 그었다.
KT가 예정대로 후임 인선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히면서 관심은 누가 최종 후보로 낙점되느냐다. 후보 4명이 모두 KT에서 일했거나 일하고 있어서 시장에 대한 이해도와 미래 비전 등에서 어떤 평가가 내려질지 관심을 모은다.
문제는 최종 후보 선정이 이뤄진 이후다. KT는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후임 인선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금까지 KT 인선에 반대 입장을 견지해온 국민연금을 비롯해 여당 일각에서 '후보 흔들기'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당의 KT 흔들기에 주주가치 훼손…집단 행동 나선 KT 주주들
KT 투자자들의 행보도 주목된다. 정치권의 인선 개입이 KT 주주가치를 훼손하면서 여당에 대한 반발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12월12일 기준 3만8천원이었던 KT 주가는 이날 3만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불과 석달새 주가가 20% 남짓 떨어진 셈이다. 이 시기는 KT 이사회의 CEO 복수 후보 심사 돌입부터 국민연금·여당·대통령실 등의 개입까지의 기간이기도 하다.
KT 주주들은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정치권 개입을 막기 위한 집단 행동에 나설 조짐이다. 지난달 25일 개설된 KT 주주 커뮤니티 'KT주주모임'에는 6일 오후 기준 200명이 넘는 투자자들이 모여 주총에서 표를 집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KT 정치적 개입과 관련해 KT주주모임 관계자는 "여당(국민의힘)이 이권 카르텔 프레임을 만들고 있다. 어느 시대, 어느 정권도 이렇게는 안 했다"며 "개인 주주들과 국민을 우습게 봐선 안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야당에 이어 'KT새노조'도 반발…"국민의힘 행태 경악스럽다"
주주 뿐만 아니다. 이날 KT새노조는 벤자민 홍 KT 사외이사의 사임 소식이 알려진 직후 성명문을 내고 그의 사임에 대한 원인을 추측했다. KT 이사회의 책임도 있지만, KT를 과도하게 흔들고 있는 정치권의 책임 또한 적지 않다는 것이 KT새노조 입장이다. KT는 국민의 기업인 만큼 주인 없는 기업이라며 정치권 횡포를 부려선 안된다고 KT새노조 측은 반발했다.
KT새노조 관계자는 "최근 국민의힘 의원들의 행태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검증도 없이 소위 지라시를 선동하여 주주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막무가내 억지 주장을 하는 게 지금 정치권의 행태 아닌가. KT의 주인인 국민과 소액주주를 위한 경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안정상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수석전문위원(더불어민주당)은 정부와 여당의 KT 인선 개입에 대해 강경한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안 수석위원은 "정부와 여당은 자신들이 원하는 인사가 KT CEO 후보 심사에서 탈락하자 인선 절차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민영기업을 장악하고 좌지우지하겠다는 시도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며 "정치권력의 불간섭·불개입 원칙을 준수하는 것이 공정의 의미 아닌가. 민영화된 기업에 간섭·개입하려는 구태적 음모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KT 후보 4인 반대 당론 아닌듯…국힘 내부서도 "KT 흔들기 지나치다" 목소리
박성중 과방위 소속 의원의 KT CEO 후보 반대 기자회견을 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지나친 개입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KT CEO 반대 기자회견에 공동성명 방식으로 참여했던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는 "현재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어 여당 내에서도 KT 대표 선임 이슈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가진 의원실이 많지 않다"면서 "(KT CEO 후보 반대와 관련해) 공동성명으로 내자는 논의가 있었고 이에 같은 당 소속으로 이름을 올린 것 뿐"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과방위 국민의힘 관계자도 "기간통신사업자라는 KT의 기업 특성상 그 자리의 대표라면 정부와 궤를 맞추는 인사가 필요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사기업의 인선에 대통령의 의중이나 정치권 의중이 있다는 것 자체가 논리 모순 아닌가라는 생각은 있다"고 말했다.
한편 KT 이사회는 차기 KT CEO 후보면접 숏리스트로 ▲박윤영 전 KT기업부문장 ▲신수정 KT 엔터프라이즈 부문장 ▲윤경림 KT 그룹 트렌스포메이션 부문장 ▲임헌문 전 KT 매스 총괄 등 4인을 선정했다. 정관에 따른 자격 조건과 KT 관련 업무 경험·기업 경영 능력이 고려된 결과로 풀이된다.
/안세준 기자([email protected]),박소희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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