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국내 최대 이커머스 기업 네이버가 '티켓 리셀(재판매)' 시장에도 본격 진출할 전망이다. 'K-팝' 스타나 인기 트롯 가수 등 유명 연예인들의 콘서트나 팬미팅처럼 한정판 수요가 있는 티켓을 리셀로 사고파는 플랫폼 업체의 지분 43%를 취득하기로 하면서다. 국내 리셀 시장에서 점유율 과반으로 시장을 장악한 네이버가 성장 가능성 있는 영역까지 지나치게 확장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손자회사 '크림(KREAM)'은 지난 22일 이사회를 열고 주식회사 팀플러스 주식 10만3만500주를 오는 3월 3일 43억7만250만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팀플러스는 티켓 리셀 플랫폼 서비스 '티켓베이'를 운영하는 업체다.
크림이 취득하는 티켓베이 주식은 지분율 기준으로 43.13%에 달한다. 주식 인수 대금은 전액 현금으로 지급된다. 이번 결정에 대해 크림 측은 "전략적 사업 시너지 강화"라고 설명했다.
팀플러스는 매출 기준으로 2019년 44억원, 당기순손실 6억원가량을 기록했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19 영향으로 주요 오프라인 티켓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며 매출이 10억원으로 4분의 1가량으로 대폭 줄었고 당기순손실도 14억원에 달했다. 2021년에는 매출이 13억원으로 소폭 늘었으나 2020년부터 2년째 자본총계가 마이너스인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실제로 크림이 취득한 팀플러스 지분(43.13%) 인수 금액 43억원은 팀플러스의 자기자본대비 680%에 달할 만큼 프리미엄이 붙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네이버 자회사인 스노우에서 분사한 크림은 2020년 신발, 의류 등 패션잡화를 개인 간(C2C) 사고팔 수 있는 리셀 플랫폼으로 출발했다. 초반에는 신발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졌지만 지속적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해 현재는 액세서리, 테크, 가구, 카드게임, 명품까지 취급하고 있다.
이번에 크림이 지분 투자를 결정한 팀플러스는 티켓 분야에 특화된 리셀 플랫폼 티켓베이를 운영 중이다. 이에 따라 크림이 향후 티켓 리셀도 본격 확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티켓베이는 콘서트, 영화, 스포츠, 숙박, 상품권 등을 개인들이 사고팔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례로 정가 9만9천원에 판매된 걸그룹 르세라핌의 팬미팅 티켓이 티켓베이에서는 최고가 85만원에 판매 등록돼 있는 상태다. 티켓베이는 정가 이하로 판매할 때를 제외하고 콘서트, 공연, 스포츠 등 한정 티켓 판매자를 상대로 10%의 수수료를 부과한다.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예약, 티켓 등의 버티컬 커머스 영역에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적극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정부가 온라인 플랫폼 독과점에 대한 문제인식을 갖고 있으며, 향후 법제화까지도 검토 중인 상황에서 국내 최대 IT 기업이자 이커머스 시장 절대강자인 네이버가 티켓 리셀 시장까지 손을 뻗친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1회성으로 끝날 수 있는 콘서트나 공연 같은 티켓 시장은 팬심을 빌미로 리셀 가격이 수십, 수백배까지 치솟기도 한다"면서 "네이버 크림이 개인간 사고팔기 영역에서 돈이 될 만한 모든 곳에 손을 뻗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크림 관계자는 "팀플러스 지분 43%가량을 취득하는 건 맞지만 인수는 아니고 우리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 같은 플랫폼들에 하는 투자 개념"이라며 "리셀 티켓 판매 관련해서는 당장 크림에 활용할지 별도의 플랫폼을 유지할지 등에 대해 정해진 게 없고 여러 가지 가능성들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서윤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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