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여야가 24일 열린 본회의에서 이제봉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위원 선출안 문제로 충돌했다. 야당이 이제봉 후보자의 극우 행보를 이유로 무더기 반대표를 던지면서 선출이 불발되자 여당은 이에 반발해 집단 퇴장했으며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 주요 법안 처리는 27일로 연기됐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이상훈·이옥남·오동석·이상희·허상수·이제봉·차기환 진실화해위원 후보자 선출안을 무기명 투표에 부쳤다. 민주당 추천 후보자(이상훈·이상희·오동석·허상수)와 여당 추천 중 이옥남·차기환 후보자는 선출됐으나 이제봉 후보자만 과반 찬성을 얻지 못해(269명 중 147명 반대) 깜짝 부결됐다. 여당은 이 후보자의 선출이 좌초되자 항의 후 집단 퇴장했다.
이날 야당의 반대에는 이제봉 후보자의 '극우 행보'가 도화선이 됐던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울산대 교육대학원 교수로 재직중인 이 후보자는 극우 성향 교수단체인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 활동과 더불어 공개석상에서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발언으로 문제가 된 바 있다. 또한 과거 '위안부는 매춘'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던 류석춘 전 연세대 교수를 옹호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본회의 파행 후 기자들과 만나 "이 교수는 평소 편향적인 발언을 일삼으며 국민적 갈등을 초래했던 인물로 위원회(진실화해위)의 취재에 맞지 않는 인물이란 의견들이 있긴 했다"며 "다만 공식적으로 의견을 모은 건 아니다. 의원들 사이에서 이런 내용들이 공유되면서 오늘 부결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찬반은 개별 국회의원이 소신과 양심에 따라 하는 것"이라며 "의원들께서 알음알음 이분(이 후보자)의 언행, 심각한 편향성을 지적한 거 같다"고 해명했다. 지도부 차원에서 기획된 일이 아니라는 취지다.
여당은 이 후보자 선출이 불발되자 반발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여야가 합의해서 올린 (후보자) 선출안에 이런 반칙, 비매너가 어딨느냐"며 "힘자랑도 너무 지나친 거 아니냐"고 주장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도 "서로 추천한 사람들을 동의해 주는 게 (진실화해위) 선출할 때의 관행이고 묵시적 합의"라며 "이건 신의칙의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조직적 반대'는 아니라고 밝히면서 이 후보자의 극우 논란을 해명했다.
그는 "이재봉 교수(후보자)가 당시 검찰의 류석춘 교수 기소를 반대하는 성명에 이름을 올린 것이 '이 교수가 위안부를 매춘부라고 했다'라고 소문이 (잘못) 퍼진 거 같다"며 "이분이 매춘부라고 한 것은 아니다. 다음 국회(3월 국회)에서 이 교수의 통과를 요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재봉 후보자의 선출안은 국회법상 '일사부재의'(한번 부결된 법안은 같은 회기에 재상정하지 않는 것) 원칙에 따라 2월 국회에서는 상정할 수 없다. 송언석 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민주당이 가짜뉴스에 근거한 부결행위가 잘못됐다는 걸 즉시 이해하고 3월 이후에 적절한 상황에서 치유가 될 수 있기를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했다.
이날 본회의가 파행되면서 주요 법안의 처리는 오는 27일 본회의로 연기된 상황이다. 국가보훈부, 재외동포청을 신설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함께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공개를 의무화하는 '게임산업법 개정안' 등 이날 통과가 예정됐던 60여 건의 법안이 상정되지 못했다. 민주당은 27일 양곡관리법 개정안(쌀시장의무격리법)의 통과도 예고한 상황이다.
한편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의 체포동의안이 보고됐다. 체포동의안 역시 27일 본회의에서 표결될 예정으로 재적 과반의 출석, 출석 과반의 찬성으로 가결된다.
민주당은 이날 3월 임시회를 오는 1일부터 개의하는 3월 국회 소집 요구서를 전달했으며 국회는 3월 국회를 오는 1일에 열기로 했다. 여당은 1일 개의를 '이재명 방탄용'이라는 이유로 반대하며 오는 6일 개의를 주장했으나 반영되지 못했다.
/박정민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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