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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북한산 산행' 결실 나왔다…美 디시 손 잡은 삼성, 5G 공략 가속


美 디시와 5G 네트워크 초도망 개통…JY 네트워크로 글로벌 시장서 영역 본격 확장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직접 나섰던 미국 디시네트워크 5세대(5G) 통신 장비 대형 수주 건이 드디어 결실을 맺었다. 이 회장의 노력 덕분에 미국 외에 영국, 일본 등에서도 삼성전자의 기술력이 높게 평가돼 '플래그십 사업'으로 꼽히는 네트워크 사업이 점차 미래 먹거리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셰이크 만수르 빈 자예드 알 나얀 아랍에미리트 부총리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셰이크 만수르 빈 자예드 알 나얀 아랍에미리트 부총리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제4 이동 통신사업자 디시 네트워크(DISH Network)와 5G 초도망 개통을 완료했다고 23일 밝혔다.

1980년 위성TV 서비스 기업으로 설립된 디시 네트워크는 2020년 미국 전국 무선통신 서비스를 위한 주파수 라이선스를 확보해 이동 통신 시장에 진출했으며 5G 전국망 구축을 지속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디시 네트워크의 5G 가상화 기지국 등 대규모 통신장비 공급사로 선정됐다. 이 과정에서 이 회장은 글로벌 인맥을 총동원하는 등 총력전을 기울였다.

특히 이 회장은 2021년 9월 사업 목적으로 한국을 찾은 찰리 어건 디시네트워크 회장을 직접 만나 자사 5G 통신 장비를 소개했다. 어건 회장에게 북한산 동반 산행을 제안한 이 회장은 이곳에서 약 5시간 동안 대화를 나누며 양 사간 공고한 협력 관계를 약속했다. 산행 제안은 킬리만자로·에베레스트 등 고산 지역을 오르는 것을 즐기는 어건 회장의 취미를 고려한 것이었다.

이 일을 계기로 삼성전자는 수주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고, 이번에 그 결과물이 나왔다. 삼성전자는 공급사로 선정된 후 9개월 만에 현지 성능 시험을 완료하고 최근 초도망 개통에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 전역으로 본격적인 대규모 5G 망 구축을 확대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디시 네트워크의 신속한 초도망 개통 및 전국망 확대를 위해 ▲차세대 5G 가상화 기지국과 다양한 주파수 대역을 지원하는 ▲5G 라디오(radio) 제품 등을 공급했다.

삼성전자의 5G 가상화 기지국은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차세대 기지국으로, 기지국 소프트웨어를 범용 서버에 탑재해 보다 유연하고 효율적인 통신망 구축과 운영을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2020년 12월 세계 최초로 미국에서 가상화 기지국의 대규모 상용에 성공한데 이어 지난해 1월 유럽 최초로 영국에서 5G 가상화 기지국을 상용하는 등 주요 글로벌 통신 시장에서 5G 가상화 기지국 상용을 선도하고 있다.

이준희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전략마케팅팀 부사장은 "한 차원 진보된 압도적인 가상화 기술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5G 네트워크의 혁신을 최전방에서 이끌고 있다"며 "앞으로도 삼성전자의 핵심 역량이 집약된 칩셋과 차세대 소프트웨어 기술로 미래 네트워크의 발전을 가속화 하고, 지속 가능한 네트워크 구축에 매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마크 루안(Marc Rouanne) 디시 네트워크 최고네트워크책임 부사장은 "디시 네트워크는 삼성전자와 함께 차세대 5G 가상화 네트워크를 개척해온 선두 주자"라며 "이번 5G 초도망 개통을 필두로 5G 전국망 구축을 가속화하고, 삼성전자를 비롯한 다양한 파트너사들과 협력해 고객들에게 한 차원 높은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직원이 초도망 개통을 위한 망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직원이 초도망 개통을 위한 망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이 회장은 이번 일 외에도 세계 굴지의 통신 회사 수장과 친분을 쌓으며 통신 장비 강자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미국 최대 통신사 버라이즌의 한스 베스트베리 최고경영자(CEO)와의 친분이 대표적인 예로, 베스트베리 CEO가 스웨덴 통신 장비 업체 에릭슨 CEO로 일할 때부터 꾸준히 친분을 쌓았다. 또 지난 2021년 11월 가석방 이후 처음 간 미국 출장에서 베스트베리 CEO와 만난 바 있다. 삼성전자는 버라이즌과 7조9천억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맺고 지난 2020년 12월부터 통신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2021년에는 이 회장의 노력 덕분에 일본 NTT도코모, 영국 보다폰 등과 5G 사업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에도 인도 에어텔, 미국 컴캐스트에 5G 장비를 공급하기로 했다. 최근에는 일본 이동통신사업자 KDDI의 '5G 단독모드(Standalone·SA) 코어(Core)' 솔루션 공급사로 선정됐다.

코어 솔루션은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 데이터 트래픽의 인터넷 연결을 위해 기지국과 연동해 단말 인증, 고객 서비스, 서비스 품질관리 등을 제공하는 5G 핵심 인프라를 뜻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0년 5G 기지국, 2021년 가상화 기지국 공급에 이어 이번에 5G SA 코어 솔루션까지 제공하게 되면서 KDDI의 '엔드-투-엔드(End-to-End)' 네트워크 파트너로서 입지를 굳히게 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한국, 미국, 일본, 영국 등 글로벌 핵심 5G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며 "대규모 통신망 구축 역량과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5G 시장 공략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네트워크 사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지난해 인사에서 김우준 네트워크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고, 사업부 산하에 신사업전략 태스크포스(TF)도 만들었다. TF장으로는 스웨덴 통신기업 에릭슨에서 영입한 헨릭 얀슨 상무를 임명하는 등 우수 인재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 회장은 5G를 넘어 6G 시장 선점도 노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9년 삼성리서치 산하에 차세대 통신연구센터를 설립해 6G 선행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은 4G 서비스가 시작된 2011년부터 5G 기술연구를 전담할 차세대 통신 연구개발조직을 신설을 지시하는 등 네트워크 사업에 많은 관심을 쏟아왔다"며 "5G 이후 다가올 6G 시대에서도 앞서나가기 위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총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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