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영선 기자] 지난 21일 목포역에서 차로 1시간 10분을 달렸더니 전남 신안군 자은도에 위치한 풍력발전단지가 펼쳐졌다. 바람개비 모양의 풍력발전기가 평화롭게 움직이는 풍경이 펼쳐질 것이란 상상도 잠시 차에서 내리니 발전기의 블레이드는 큰 소리를 내며 힘차게 전력을 생산하고 있었다. 이날 해변에서 부는 바람 풍속은 약 8m/s로 평소보다 강해 그 위엄이 더 크게 느껴졌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신재생에너지 의무공급비율(RPS)을 달성하기 위해 지난 2021년 육상풍력단지를 운영하는 신안그린에너지 지분 54.53%를 획득, 경영권을 확보했다. 우리나라는 설비 규모가 500메가와트(㎿) 이상인 발전사업자가 총 발전량의 일정 비율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자은도는 신안군에서도 가장 바람이 많이 부는 지역으로 풍력발전에 적합한 곳이다. 육상풍력단지의 발전용량 규모는 총 62.7㎿로 오는 2027년에는 신안군 자은면 일대에 해상풍력단지도 준공될 예정이다.
이곳에는 총 20대의 풍력발전기가 돌아간다. 발전기마다 출신이 다른데, 해변에 설치된 발전기 14대는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만든 것이다. 베스타스에서 만든 6대 발전기는 산악 지역에 조성됐다.
신철홍 신안그린에너지 대표는 "운영 효율을 높이고 두 종류의 발전기 성능을 비교·점검하기 위해 다른 기종을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종과 상관없이 보통 산지 쪽이 발전이 더 좋아 정확한 비교가 어렵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신 대표에 따르면 산지는 해변보다 발전이 더 좋아 베스타스 발전기의 평균 이용률은 27%인 반면 해변에 설치된 두산에너빌리티의 발전기 이용률은 20% 내외다. 평균 풍속 역시 산지는 기본적으로 6m/s를 넘지만 해안은 5m/s 내외다. 생산단가의 경우 두산에너빌리티는 주문 제작 방식으로 만드는 터라 양산 체제인 베스타스보다 높다.
발전기가 항상 가동되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풍속이 3m/s를 넘어야 작동된다. 바람이 너무 강해도 안된다. 발전기를 3~25m/s 풍속 하에서 가동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안전을 좀 더 철저히 지키고자 20m/s가 넘어가면 작동을 멈춘다는 것이 신안그린에너지 측의 설명이다.
12월부터 2월까지는 연평균 7m/s 바람이 부는 풍력발전의 성수기다. 덕분에 3개월 동안 확보하는 발전량은 연간 발전량의 절반에 달한다.
신안그린에너지 풍력발전의 평균 이용률은 21% 수준으로 아주 높은 편은 아니다. 그럼에도 21% 이용률의 풍력발전기는 1년에 11만5천300메가와트시(㎿h)의 전력을 만드는데 이는 신안·목표권역 3만1천 세대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또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5만1천 톤(t) 감축하고 1천400만 그루의 소나무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신안군에 풍력단지만 있는 것이 아니다. 친환경 에너지 전문 기업으로의 도약을 꿈꾸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국내 최초로 신안군 일대 유휴 부지인 폐염전 부지를 활용해 14.5㎿의 태양광 발전 단지를 조성해 운영 중에 있다.
폐염전 부지는 평평하고 단단한 지형적 특성을 지녀 태양광 발전 구조물을 설치하더라도 안전한 운영이 가능하다. 특히 버려졌던 폐염전 부지에 발전단지를 조성한 덕에 지역 환경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일사량이 많은 염전 특성상 이곳 태양광의 전기 변환율은 국내 평균(15%)을 웃도는 16.2% 수준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하기 위해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역량도 높여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전남 신안군=박영선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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