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6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안(탄핵안)의 '당론 추진'을 결정하면서 지난 주말(4일) 장외집회에 이어 국회 내에서도 '강경투쟁' 전략에 들어갔다. 정부와 야당의 극한 대치가 본격화되고 있지만, 갈등에 대한 야권 일각의 우려도 여전하다.
민주당은 이날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고 이상민 장관 탄핵안을 소속 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당론 발의'로 추진할 것을 의결했다. 지난 2일 탄핵 추진 문제가 원내지도부에 위임된 이후 박홍근 원내대표 등이 주말 간 의원들의 추가적인 의견을 수렴해 이날 확정한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으로서는 그간 기다릴 만큼 기다렸고, 인내할 만큼 인내했다"며 "민주당은 그 어떤 타협도 없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뜻을 같이하는 정의당·기본소득당과 함께 의원 173인 명의로 이날 탄핵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발의된 탄핵안은 지난해 민주당이 추진한 이 장관 해임안(7쪽)에 비해 37페이지나 늘어난 분량이다. 탄핵안 국회 통과를 넘어 향후 헌법재판소 심판을 대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 탄핵과는 달리 (장관 등) 다른 공직자들은 파면해도 그로 인해 생기는 문제가 적다는 (헌재의) 판시가 있었다"며 헌재 심판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본회의에 보고된 장관 탄핵안은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에 부쳐진다는 규정에 따라 오는 8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민주당은 지난해 이 장관의 해임건의안(해임안)을 통과시킨 바 있어 탄핵안 역시 무난한 본회의 통과가 예상된다. 탄핵안과 해임안의 통과는 재적 의원의 반수(150명) 이상의 찬성이면 가능하다.
야당에서는 당초 장관 탄핵 추진을 우려하는 의견도 다수였으나 민주당에 따르면 지난 주말(4일) 이태원 참사 유가족 측이 주최한 '추모대회'와 민주당이 주최한 '윤석열 정권 규탄대회'를 기점으로 당내 기류가 변화한 것으로 보인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의원님들께서 (주말 추모대회 당시) 유가족들이 분향소를 설치하려다 경찰과 충돌하는 모습 등을 보며 심각성을 많이 느끼셨다"며 "(원내 1당으로서) 의무를 다해야 할 때라는 판단을 하셨던 것 같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4일 윤석열 정권 규탄대회 연설에서 "민주당 169명 의원이 똘똘 뭉쳐 김건희 특검과 이상민 탄핵을 반드시 관철하겠다"며 탄핵 강행을 예고한 바 있다.
민주당은 지난 4일 '윤석열 정권 규탄대회'에서 자체 추산 30만명(경찰 추산 2만명)을 동원하며 2016년 박근혜 탄핵 정국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장외투쟁에 나섰다. 집회에는 이재명 대표와 지도부를 포함해 현역 의원 100명이 참석했으며, 이원욱·윤영찬 의원 등 비명계(비이재명계)도 다수 참여해 '단일대오' 분위기를 강조했다. 민주당은 현재 경기도에서 추가 규탄대회를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민주당은 또한 특정검사에 대한 기피를 가능하게 하는 '검사 기피제도'와 '검사 개인정보 공개' 등을 골자로 한 '검찰규제법' 입법도 예고하며 대정부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6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해당 법안을 두고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사를 어떻게든 막아보려는 것이라면, 특정인이 죄를 저질러도 처벌받지 않는 법을 만들라"며 항의하기도 했다.
다만 민주당의 '강경 노선'을 걱정하는 내부 이견이 아직은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비명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성과 전체 민심을 섣불리 동일시해선 안 된다"며 "광장이라는 마약에 취하다 이 대표도 당도 예전 자유한국당처럼 망할 수 있다"고 우려 섞인 반응을 전했다.
이날 공개된 리얼미터 2월 1주차 여론조사(지난달 30일~3일, 성인남녀 2천511명 조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의 지지도는 전주보다 3.1%포인트 낮아진 42.3%를 기록했다. 반면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각각 39.3%, 41.0%를 기록해 전주보다 각각 2.3%·2.4%포인트 올랐다.(유·무선 자동응답방식, 신뢰수준 95%.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박정민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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