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SK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 수요 절벽에 부딪히며 10년 만에 분기 적자를 봤다. 하반기엔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며 연간 영업이익도 40% 넘게 급감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비용절감을 위해 올해 투자 규모를 전년 대비 50% 이상 줄이고, 서버용 반도체 등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위기를 돌파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매출 7조6천986억원, 영업손실 1조7천12억원을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했고 영업손익은 적자전환했다. 분기 단위 영업적자가 나온 건 2012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매출은 44조6천481억원, 영업이익은 7조66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대비 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4% 감소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서버와 PC 시장으로는 고용량 D램 제품 공급을 늘리고, 성장세가 커지고 있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고객향으로는 DDR5와 HBM 등 자사가 기술력을 확보한 제품의 판매를 늘렸다. 특히 데이터센터용 SSD에서는 고객 확대를 통해 전년 대비 4배 증가한 매출을 거뒀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메모리 수요가 줄고, 제품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4분기 1조원대의 적자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 성장세는 이어졌으나 하반기부터 반도체 다운턴이 지속되면서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감소했다"며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회사는 투자와 비용을 줄이고, 성장성 높은 시장에 집중해 업황 악화로 인한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까지는 메모리 가격이 약세를 보이지만 하반기부터 반등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IT 기업들이 고점 대비 큰 폭으로 가격이 떨어진 메모리 반도체의 사용량을 늘리며 점진적으로 시장 수요도 반등할 것으로 회사는 전망하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역시 다운턴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하반기로 갈수록 시장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며 "업계에서는 투자 축소와 감산 기조로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공급이 늘지 않아 재고는 상반기 중 정점을 기록하고 점차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실적발표에서 밝힌 바와 같이 올해 투자 규모를 지난해 19조원 대비 50% 이상 줄인다는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회사는 DDR5·LPDDR5, HBM3 등 주력제품 양산과 미래성장 분야에 대한 투자는 지속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CFO)은 "최근 인텔이 DDR5가 적용되는 신형 중앙처리장치(CPU)를 출시하고, AI에 기반한 신규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발생할 수 있는 긍정적인 시그널이 시장에 나오고 있는 데 주목하고 있다"며 "데이터센터용 DDR5와 176단 낸드 기반 기업용 SSD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확보한 만큼 시장 반등시 빠르게 턴어라운드를 해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민혜정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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